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이상고온으로 인한 때 이른 더운 날씨로 인해 생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 들어서만 40% 이상 판매량이 늘면서 부동의 1위였던 주스와 2위 두유를 제치고 대형마트에서 생수가 사상 처음으로 음료 분야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2000년 1562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생수시장 매출은 2010년 3993억원, 지난해 54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생수 판매율 1위는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제주삼다수를 유통하는 광동제약이다.
제주삼다수는 생수시장 점유율 42.4%로 광동제약의 2013년 매출액이 4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 증가했으며 작년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매로만 1200억원을 벌어들였다.
점유율 2위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다 점유율 5.9%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시스는 알칼리성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경도 50~60의 물로 마실 때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제품 크기와 용량만 300ml로 줄인 소용량 슬림 페트의 ‘아이시스8.0 미니’를 추가로 출시해 휴대성을 강화하고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한 TV 광고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칠성은 생수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군인공제회의 록인음료 지분을 324억원에 사들이는 조건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한 바 있다.
롯데칠성이 생수사업에 무게를 싣는 이유는 바로 생수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다수가 농심에서 광동제약으로 넘어가면서 삼다수 점유율이 빠진 반면, 롯데칠성 생수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렸기 때문이다.
3.5%의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는 농심 백두산 백산수는 물의 품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국내 수질분석 권위자로 알려진 신호상 공주대학교 교수가 국내외 생수 17개 제품을 비교해 미네랄 성분이 프랑스 생수 ‘볼빅’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필수미네랄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 치매 현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카(silica) 등이 17개 시판 생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백산수는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가 1.05였고, 실리카 함유량은 백산수가 40.6㎎/ℓ로 나타났다.
물맛을 측정하는 지수인 OI 지수도 7.01을 획득했다. OI 지수는 일본 오사카대학 하시모토 쓰스무 교수가 개발한 물맛지수다.
판매율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TV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백산수의 인지도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200억원대였던 백산수 매출을 올해는 500억원대로 2.5배가량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기가 좋은 특정브랜드의 생수는 하루에 몇 차례씩 진열대를 새로 채울만큼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상황”이라면서 “업계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고 소비자의 기호도 변하기 때문에 생수시장의 판도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