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때 이른 더위로 본격적인 '여름계절면' 전쟁이 시작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계절면 시장은 비빔면과 냉장면을 합해 23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등 해마다 여름이 점점 길어지면서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4월부터 낮 최고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등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고온 현상이 연일 이어지며 전년대비 매출 신장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가 4월 1일부터 14일까지 라면 매출을 살펴본 결과, 여름철 별미로 알려진 비빔면은 작년 대비 3.5배 가량, 볶음면은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국물 있는 일반 봉지라면은 매출은 21.3% 감소했다.
특히 비빔면 매출은 4월 전체 봉지면 매출 중 8.4%를 차지, 지난 해 보다 3.1% 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식품업체들은 여름 계절면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물냉면과 비빔면 등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냉장면 시장 1위인 풀무원식품은 올 여름을 앞두고 ‘건강(health)’과 ‘독특함(uniqueness)’을 콘셉트로 신제품들을 출시하며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섰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장면 시장은 약 1565억원으로 풀무원은 시장점유율 35.5%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CJ제일제당, 오뚜기, 칠갑농산, 송학식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풀무원 식품은 기존 판매 냉면에 비해 나트륨 함량을 19% 낮춘 '6가지 국산재료 동치미 평양물냉면'을 출시했다. 6가지 국산재료 평양물냉면은 육수의 주재료인 무ㆍ양파ㆍ대파ㆍ마늘 등에 6가지 과일과 채소를 더해 깊고 시원한 동치미육수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맛은 살리고 나트륨 함량은 낮춰 건강과 맛을 동시에 생각한 이번 신제품으로 올 여름 냉장면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각오다.
이에 앞서 농심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장점을 한데 모은 ‘태풍냉면’을 출시했다. 농심은 태풍냉면과 둥지냉면의 투톱 체제로 올 여름 냉면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태풍냉면은 신세대 입맛을 공략할 퓨전냉면으로 물냉면의 시원함과 비빔냉면의 매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태풍냉면은 국내산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에 고춧가루와 국내산 사과, 배 등을 발효 숙성시킨 매운 양념장을 더한 제품으로 면발은 메밀과 감자전분을 반죽해 길게 뽑아 바람에 말린 건면 타입으로 더욱 차지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여름면의 대표 상품인 비빔면 시장도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기준 팔도가 6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외에 농심 찰비빔면, 오뚜기 메밀비빔면, 삼양식품 열무 비빔면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팔도는 올해 '팔도비빔면'을 필두로 '팔도쫄비빔면', '팔도비빔면컵' 등 3개 제품을 통해 800억원 규모(2014년 예상)의 비빔면 시장에서 70%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팔도는 최근 맛있게 매운 쫄면 스타일의 '팔도쫄비빔면'을 선보였다. '팔도쫄비빔면'은 쫄면 같은 식감의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과 맛있게 매운 비빔소스가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특히 '팔도쫄비빔면'은 한여름 무더위에 시원하면서도 '이열치열' 매운맛으로 입맛을 살릴 뿐만 아니라 불고기·삼겹살·군만두 등과 곁들여 다양한 요리법으로도 즐기기에 적합하다.
현재 라면시장은 모디슈머 트렌드로 비빔면과 볶음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팔도는 이런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팔도쫄비빔면'으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독보적 강자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비빔면 시장에서 2위인 농심(점유율 12.7%)은 팔도보다 한 발 앞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찰비빔면'과 '둥지냉면'의 맛을 개선하고 '태풍냉면'을 출시하는 등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2005년 첫 선을 보인 후 9년여 만에 새롭게 나온 농심 찰비빔면은 주 소비층인 20대를 겨냥해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더 많이 첨가, 맵고 고소한 맛을 냈다. 2004년생 메밀소바와 2008년생 둥지냉면도 대형마트에서 판촉전을 강화하고 있다.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시장 2위 복귀를 노리는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에 이어 최근 토마토가 들어간 비빔면인 ‘토마토비비올레’를 내놓으며 비빔면 상품군을 강화했다.
삼양식품은 기존 고추장 비빔면과는 차별화되는 토마토 비빔면 시장을 개척해 소비자들에게 제2의 불닭볶음면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3위로 밀려난 시장에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국물 라면보다 성장이 빠른 비빔면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빔면이 유일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되면서 이런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관련 제품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면서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어 관련 시장을 잡으려는 식품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