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삼성회장이 지난 17일 하와이로 출국한지 96일 만에 귀국했다.
이 회장의 귀국으로 삼성이 진행해온 후계구도 작업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해외 장기출장길에서 돌아온 이 회장은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침몰한 진도 여객선 세월호 인양을 위해 16일 오후 8시30분 거제조선소에서 해상크레인 '삼성 2호'를 급파했다. 삼성2호는 3600t 규모로 3350t 무게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18일 오후 사고현장에 도착해 인양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 회장이 최근 삼성 그룹사 전반적인 사업 재편 구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조정은 후계구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제일모직에서 패션·직물 사업 부문을 분리해 삼성에버랜드는 급식·식자재 사업을 분할했으며,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이 보유 중인 삼성카드 지분 매각도 완료했다.
또,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한데 묶고 이 회장의 3남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 사장의 지분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 및 화학, 금융 계열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리조트·건설·상사,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경영기획실)이 패션 및 미디어(제일기획) 부문을 나눠 경영할 수 있도록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 5' 및 UHD TV·프리미엄 가전 등 판매 동향, 반도체 분야 수익성 강화 등 현안도 이 회장이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계 돌파를 강조하는 ‘마하 경영’도 가속화할 전망”이라면서 “지난 1월 신년하례식에서 “다시 한번 바꾸라”며 한계 돌파를 주문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2011년 4월부터 정기 출근을 하면서 매주 화, 목요일 등 1주일에 두 번 점심 때 관심 있는 분야의 사장단, 임직원 등을 만나는 오찬 경영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