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우유와 연세우유 등 국내 유업체들이 생산하는 흰 우유가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와 연세우유는 지난 6일 흰 우유의 수출이 전면 중단됐으며,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도 비슷한 시기에 수출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제품등록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제품등록제는 분유와 멸균우유, 흰 우유는 중국 정부가 인증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한해 수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롯데푸드, 매일유업 등 국내 업체서 생산되는 분유와 멸균우유는 모든 신청 업체가 통과됐지만 12개사가 제출한 흰 우유는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중국은 또, 유제품 등록제의 연장선상으로 중국은 자국 규정과 맞지 않는 살균방법과 포장지 기재법도 이유로 삼고 있다.
한국 우유업체들은 130도 고온에서 1~2초간 살균하는 '고온살균법'을 주로 채택하고 있지만 중국 수출 제품의 일부 포장지에 '저온살균 우유'라고 기재돼있어 중국이 흰 우유의 수입을 잠정 보류했다.
국내 유제품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말 기준 9128만달러(약 935억원)로 이 중 흰우유가 10%를 조금 웃도는 957만달러(약 98억원)를 차지한다.
최근 유업계가 중국 수출을 강화하면서 올해 수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2011년 가장 먼저 중국 수출을 시작한 연세우유가 올해 200억원을 목표로 계획했고 서울우유 50억원, 남양유업 25억원 등 국내 수요 감소분을 수출을 통해 만회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내 유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살균 공법을 변경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새로운 살균 공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시설 투자가 불가피하고, 살균 시간이 600배 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져 사실상 제품 생산이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 우유시장은 포화상태다. 최근 낙농진흥회가 고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현재 국내 우유 생산량은 17만46t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9천829t에 비해 1만217t이나 늘었으며, 남는 원유를 가루로 만들어 보관하는 분유 재고는 지난 2월 현재 1만1천85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천694t에 비해 2천163t이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관련업계는 사전에 중국 정부와 협상을 충분히 논의했다면 수출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유제품 업체 관계자는 “농식품부는 등록제가 시행된다는 계획을 업계보다 먼저 알았기 때문에 흰 우유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면서 “업계와 함께 대응책에 대해 고심했더라면 수출 중단과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식품부는 업체와 농림축산검역본부, 식약처 등 해당부처와 함께 중국에 자료를 제출한다는 방침이지만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