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면 매출이 오르는 것으로 평가되던 주류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올해 1분기 약 5억2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잠정 공시했다.
1분기 매출액은 216억8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6억20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9.1% 줄었다.
다른 주류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신한금융투자는 맥주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 늘어난 4233억 원, 영업이익은 22.5% 감소한 368억 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맥주 상품 ‘d’의 매출 성장세가 높지만 전체 맥주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상품 ‘하이트’의 부진을 만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불경기에도 선방해오던 국내 주류업체마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최근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회식 문화가 간소하게 바뀌면서 집에서 가볍게 주류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했고, 또 유흥을 즐기기보다 캠핑 등 가족과의 주말 야외활동을 택하는 젊은 층이 늘어 주류 소비가 부진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업체 간 경쟁이 점차 심해지는 것도 주류업체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외에 롯데칠성까지 맥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2017년까지 많게는 40만킬로리터(시장점유율 환산 기준 25%)까지 맥주 생산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어서 기존 업체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규모 있는 제3자의 출현으로 산업의 적정 이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