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가맹점주가 판매·운영 관리 권한이 있는 '독립형' 편의점을 열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인기 PB(자체브랜드) 제품이 전진배치해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를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편의점 신규 출점 거리제한 규제가 최근 폐지되면서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 진출은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26일 “6월 중으로 서울에 1호점 오픈을 목표로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볼 수 없는 가맹점주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한 독립형”이라고 설명했다.
독립형 편의점은 본사로부터 물품만 공급받는 형태다. 상대적으로 매출의 일정 비율은 수수료 등으로 지불해야 하는 대기업 계열의 편의점과 비교해 비용 부담이 적다. 24시간 운영은 가맹점주들의 선택에 맡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우선 가맹점주는 신세계그룹이 공급하는 제품 말고도 다른 업체의 제품도 공급받을 수 있다. 또 직영점포를 개설하지 않는 것도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단 신세계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부지에만 직영점을 열도록 했다.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손대는 것은 내수 유통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고 편의점이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성장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백화점·대형마트·대기업 슈퍼마켓의 매출 성장률은 한 자릿수인 평균 5%대에 머물렀지만 편의점은 10% 이상 성장했다.

신세계의 이 같은 결정에 부동의 1위 CU(보광)와 GS25(GS), 세븐일레븐(롯데 계열)에 이어 홈플러스가 가세했고 신세계까지 뛰어들면서 치열한 영토확장 싸움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2만5000여개로, CU·GS25·세븐일레븐이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비해 정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갈수록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 소형 유통 채널의 수요가 몰리는 사회 구조와 맞물리면서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린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시장 규모는 1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9.7% 증가한 13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잇따른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편의점 진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지금도 편의점 시장이 포화인데, 편의점이 더 늘어난다면 영세 상인들은 설자리를 잃고 말 것”이라며 “최근 정부의 유통정책을 보면 대기업을 오히려 돕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