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호정 회장 투신자살 왜? 경영공백 우려는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몸소 실천해 지역 내에서 신망이 높은 인물로 알려진 성호정 송학식품 회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7시20분 경 경기도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몸을 던져 숨진 채 발견됐다. 성 회장의 자택 서재 책상에서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천국에서 만나자"는 짤막한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성 회장의 자살 이유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지만 정확한 자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성 회장은 10년째 전국 미인가 사회복지시설에 도움을 주고 케냐 등 극빈국에도 구호물품을 보내는 등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여러차례 언론에 소개된 바 있으며 지난 2010년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세무당국이 성 회장에 무리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괴로워했다는 유족들의 증언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경찰은 세무조사 관련 내용은 유서에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송학식품은 지난 4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한편에서는 성 회장의 자살을 지난 3월 송학식품의 '구멍난쌀떡볶이' 제품에서 금속 이물질이 발견돼 식약처로부터 판매중단과 회수조치를 당한 일과 연관짓는 시선도 있다. 매출부진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과 세무조사가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작은 국수 공장으로 시작해 40년째 파주에서 송학식품을 운영해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식품기업으로 일궈냈다. 공장은 파주에 2곳, 충북 청원군에서 1곳 등 총 3곳이 있으며 직원은 350여명 가량으로 지난해 51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성 회장은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고아원과 양로원 등에 정기적으로 국수와 떡, 수제비 등을 제공해 왔다. 또한 바이잔에도 국수기계를 설치하고 밀가루 등 구호물품을 보냈다. 식수가 부족한 케냐에는 우물을 뚫어주기도 했다.
북한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 2000년대 초반부터 남북 관계가 악화되기 전까지 1만명이 하루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양의 밀가루를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또 국수공장과 떡공장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자재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물.대장균 검출...올해만 벌써 2번째 식약처 판매중단.회수
성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경영의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식약처가 송학식품의 4개 제품에 대해 판매중단.회수조치 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3월 '송학식품 제1공장'이 제조한 '구멍난쌀떡볶이' 제품에서 약 7mm 길이 금속이물이 검출돼 판매중단.회수조치를 받은 것까지 치면 올해만 해도 벌써 2번째다. 이는 위생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에 따르면 송학식품의 '화끈하게 매운 자이언트 떡볶이', '치즈떡볶이', '한입에 쏙 떡볶이', '우리미쌀떡볶이' 등 4개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판매중단 및 회수 조치했다.
해당 제품은 '화끈하게 매운 자이언트 떡볶이'(유통기한 2014.8.21), '치즈떡볶이'(유통기한 2014.6.30), '한입에 쏙 떡볶이'(유통기한 2014.8.13), '우리미쌀떡볶이'(유통기한 2014.7.19) 4개 제품으로 이들 제품은 대장균 검사 결과, 기준.규격 '음성'임에도 불구하고 '양성'으로 나왔다.


'화끈하게 매운 자이언트 떡볶이'의 판매 중지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성호정 송학식품 회장의 자살 때문이다", "유독물질이 들어있다" 등 무성한 소문과 재판매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학식품은 이들 제품의 대장균 검출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히고 '화끈하게 매운 자이언트 떡볶이'의 판매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송학식품 관계자는 "(화끈하게 매운 자이언트 떡볶이 판매 여부)민감한 부분이라...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그러나 중단을 할 수는 없다"며 "CU입장에서도 히트상품이고 우리 입장에서도 대량으로 나가는 상품이다 보니 회사에 이익적인 부분때문에...회사 내부에서도 회의 중이며 아마 재판매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장균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식약처에 다시 검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우리 문제가 아니고 유통이나 제3의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영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성 회장의 아들인 성동주 전무가 12년 동안 회사에서 근무하며 그 동안 후계 수업을 받아왔다. 회장님의 공백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성동주 전문 체제로 가고 있다. 거래처로부터 거래물량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