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도주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류업계의 양대산맥인 롯데주류(대표 이재혁)와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를 비롯한 소주업체들이 도수 낮추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2월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점해 저도주 시장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처음처럼’의 도수를 19도에서 18도로 낮췄다.
하이트진로 역시 ‘참이슬’의 도수를 0.5도 낮춘 18.5도 제품을 선보여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하이트진로 측은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순한 참이슬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정체 현상을 빚던 소주시장이 되살아나고 판매량이 올랐다. 수도권 소주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판매량이 3~4월 큰 폭 늘었다.
19도에서 18도로 1도 낮춘 처음처럼은 3~4월 판매량이 296만상자(360㎖×30)로 전년 동기(260만상자) 대비 13.8% 뛰었으며 3월은 141만상자 13.7%, 4월은 155만상자 14.0% 늘어났다.
기존 19도에서 18.5도로 0.5도 내린 참이슬도 같은 기간 3%가량 판매량이 뛰었다.
이처럼 소주 도수를 낮추면 판매량이 늘고 매출도 오른다는 전략이 통하자 다른 소주업체들도 앞 다퉈 저도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6.9도의 ‘좋은데이’ 등 저도주로 유명한 경남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수도권의 대형 유통채널과 일반 영업점에 진출한다.
시장전문가들은 “전체 시장 규모의 50%인 서울에서 점유율 10%만 차지해도 전국 점유율은 5% 올라간다”며 “부산ㆍ경남지역 출신이 많은 수도권에서 좋은데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보해양조는 지난 4월 ‘보해’는 17.5도의 ‘아홉시반’을 출시하면서 통상적인 소주 용량을 15ml 늘린 375ml로 출시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아홉시반이 기존 소주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홉시반 주립대학’ 캠페인과 더불어 앞으로도 소비자 친화적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20도 이하의 소주를 선호하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주류업계의 3~5위 업체들은 트렌드에 맞춰 점유율 확대하는 등 저도주가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