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으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아도 영업담당자가 점포를 물색해 소개한 경우 임대차 계약 위약금과 중개 수수료를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신진화 판사는 프랜차이즈 업체 카페베네와 가맹계약을 준비하던 A씨가 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카페베네가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을 추진하다 이를 철회하면서 A씨가 날리게 된 점포 임대차 계약금과 부동산 중개수수료 전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2년 카페베네 영업담당자와 만나 이 회사가 새로 시작하려던 사업의 가맹점포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정식 계약 전에 예치금 200만원을 카페베네 측에 지급했고 그 대가로 사업 관련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받았다.

이어 A씨는 점포를 열기 위해 경기도의 한 상가 건물 일부를 임차하는 계약을 했다. 보증금 5억원 중 계약금 5000만원을 내고 중도금으로 1억원을 내면서 부동산중개인에게 중개수수료 1500만원도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카페베네 측이 사업 철회를 결정하면서 점포 계약 위약금과 부동산중개 수수료 6천5백만 원을 손해보게 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준 뒤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해 손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볼 때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정식으로 가맹점계약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피고 측 영업담당자가 디셈버24 운영 목적으로 점포를 물색해 원고에게 이 점포를 소개하는 바람에 임대차계약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는 예치금계약과 점포 소개, 임대차계약 권유 등 일련의 행위를 통해 원고에게 가맹점계약이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줬고 원고가 이를 바탕으로 가맹계약 이행 준비를 했음에도 오직 피고의 내부 사정으로 계약 체결 직전 중단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