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백종원 대표의 외식기업 더본코리아가 상장 반년 만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더본코리아 산하 빽다방과 홍콩반점 등 25개 외식 브랜드는 수익성이 악화해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외식업 전반의 침체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연초부터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산하 브랜드의 타격은 더 심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가맹점 수익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빽다방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7일 "3∼4월 매출이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15∼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기가 나쁘고 날씨도 좋지 않았는데 더본코리아 관련 각종 논란도 겹쳐 매출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 점주는 더본코리아의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면서 "(가맹본사와 점주가) 같이 감내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과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지난 2일 내놨다.
더본코리아는 전 브랜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3개월간 로열티를 면제하기로 했다. 가맹점의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또 전 가맹점에서 가정의달인 이달 통합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본사가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달에는 브랜드별 핵심 식자재를 할인 공급한다.
백 대표는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지난 3일 홍콩반점 가맹점주 간담회를 열면서 최근 제기된 이슈에 대해 정면 해결을 시도했다.
백 대표는 간담회에서 "최근의 오해와 이슈에 관해 설명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빠르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 이익 때문에 가맹점주들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우리는 가맹점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주주 이익 실현은 해외 소스 사업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통해 가맹사업과 함께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점주와 고객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던 '볶음짬뽕'을 함께 시식하고 오는 6월 재출시하기로 했다
백 대표는 이날 빽다방 점주를 만난 데 이어 오는 9일 롤링파스타 점주 간담회도 한다. 연말까지 브랜드별로 점주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해법을 찾을 계획이다.
백 대표는 지난 6일 각종 논란과 관련한 세 번째 사과문에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가맹점주님들의 절박한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가맹점주 외에 주주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증시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만 해도 증시에서 성장 기대감이 높은 새내기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주가가 갈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해 최근 상장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더본코리아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인 지난해 11월 6일 공모가(3만4천원) 대비 51.2% 오른 5만1천4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약세로 돌아서 지난 2월 3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주가는 장중 2만6천100원까지 하락했다가 전 거래일보다 2만6천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22% 하락했다.
더본코리아는 의무보호예수기간이 지난 6일 끝났으나 백종원·강석원 각자대표의 주식 매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 3개월이 넘었다.
지난 2월부터 '빽햄'의 품질 논란과 감귤맥주의 재료 함량 문제, 농지법 위반 의혹, 제품의 원산지 표기 오류에 이어 직원이 면접을 명목으로 여성 지원자를 술자리에 부르거나 축제 현장에 집기와 재료를 방치하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산업용 금속으로 만들어진 조리도구를 식품용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고(표시광고법 위반) '덮죽' 제품에 베트남산 새우를 사용하면서 광고에는 '국내산', '자연산' 등의 표현을 사용해(식품표시광고법 위반)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방송인으로 더 잘 알려진 백 대표는 전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