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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식품물가 5년새 27% '뜀박질'

5년간 사과 61%·커피 44%·수입소고기 41%·빵 39% 상승
작년보다 수입 고등어 39%·갈비살 14%·망고 33% 올라

 

[문화투데이 김태균 기자]먹거리 가격이 지난 5년간 급등하면서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농수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가격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산을 대체하던 수입 먹거리 가격도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탓에 출렁이고 있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식품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했을 때 127.1로 2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7.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식품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다.

 

식품 물가 상승은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를 끌어올렸다.

 

생활물가는 5년간 20.4% 올랐다. 식품이 27.1% 오르는 사이 의류와 전기·가스 등 식품 이외 품목은 16.4% 상승했다.

 

가격이 껑충 뛴 식품을 품목별로 보면 김은 5년간 54.8% 올랐으며 계란은 44.3% 상승했다. 식용유는 60.9%, 참기름은 51.9% 각각 올랐다.

 

국수는 54% 뛰었으며 빵은 38.7% 올랐다.

 

국산 소고기가 9.3% 오른 사이 수입 소고기는 40.8%나 상승했다. 커피는 43.5% 올랐다.

 

사과는 60.7% 올랐으며 귤은 무려 105.1% 상승했다. 상추, 시금치, 오이 같은 채소도 40% 넘게 올랐다.

 

고등어와 오징어는 3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교적 저렴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고 흔히 생각하는 구내식당 식사비는 24.3% 상승했다.

 

최근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먹거리 가격 오름세도 두드러진다.

 

과일에서 고기, 생선, 커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수입 과일은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등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망고는 평균 소매가격이 개당 5천원 안팎이었지만 이제 7천원이 넘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망고 가격은 7천113원으로 33% 상승했다.

 

파인애플 가격은 개당 7천933원으로 작년보다 23% 올랐다.

 

바나나는 100g당 332원으로 작년보다 11% 올랐다.

 

대표 수입 과일의 가격이 이처럼 오른 것은 할당관세 종료와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수입산 소고기도 비싸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갈비살(냉장)은 지난 5일 기준 100g당 5천37원으로 1년 전(4천424원)보다 13.9% 올랐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은 3천995원으로 1년 전(2천971원)보다 34.5% 상승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소고기 수입 단가는 1∼11월 ㎏당 8.2달러로 작년보다 1.9% 상승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국산과 호주산 소고기 모두 가격이 상승세인데 환율 요인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수산물도 수입산 의존도가 큰 품목들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

 

수입 조기(부세)는 냉동 중품이 한 마리에 4천492원으로 작년(3천786원)보다 18.7% 올랐다.

 

고등어는 수입산(염장) 상품 한 손이 4일 기준 1만259원으로 작년(7천511원)보다 36.6% 상승했다. 국산(염장) 중품 가격은 8.6%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고등어는 국산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노르웨이산 소비가 많아졌는데 노르웨이 정부가 어획량을 제한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고환율까지 겹쳐 가격이 급등했다.

 

명태(원양·수입)는 한 마리에 4천173원으로 5.7% 올랐으며 새우(수입 흰다리)는 10마리에 5천266원으로 10.1% 상승했다.

 

다수 전문가는 달러당 1천400원대의 고환율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누적 물가 상승률이 높은 상황에서 고환율 장기화는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요인이 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먹거리와 관련된 것은 수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과일이나 곡류는 물가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접 수입하는 먹거리뿐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하는 농축산물이나 가공식품도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식품 제조업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은 31.8%로 밀, 대두, 옥수수, 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에너지 가격도 상승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 농산물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 상승 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비료와 사료의 원료는 거의 수입한다"면서 "(환율 상승으로) 농산물과 축산물 생산 비용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가공업체와 외식업체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 원재료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고 국산 농산물 원료구매자금(추경 포함 1천256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식품기업들은 원료와 부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 위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할당관세 조치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제조기업들도 비용을 절감해 가격을 덜 올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몇 년 새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는데 더 오르면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니 기업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기업들은 원산지 다변화와 품목별 관세 대응, 통합 매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환율에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일은 바나나의 경우 에콰도르, 베트남, 필리핀, 페루 등 산지를 다양화하고 소고기는 미국산, 호주산 외에 아일랜드산까지 검토 중"이라면서 "새로 시장을 개척하면 협상력이 높아져서 더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