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한낮 기온이 35℃를 넘는 날이 계속되고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하루 종일 더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실외에서는 숨이 막힐 정도의 폭염이 계속되지만 실내는 에어컨으로 22~24℃까지 낮아져 오히려 추위를 느끼는 곳도 많다. 카페·지하철·사무실·병원·쇼핑몰 등 어디를 가도 강한 냉방이 이루어지고 있어 더위를 피하기는 쉽지만, 이러한 극심한 온도 차이가 또 다른 건강 문제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으며, 동시에 여름철 감기와 냉방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바이러스가 계절과 관계없이 유행하면서 폭염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냉방병과 호흡기 감염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왜 그럴까?
과거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그늘에서 쉬거나 부채를 사용하고, 시원한 물로 더위를 식히며 자연스럽게 체온을 낮추었다. 그러나 지금은 35℃ 안팎의 폭염 속에서 갑자기 22~24℃의 실내로 들어가는 일이 반복된다. 자동차·지하철·사무실을 오가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는다.
이처럼 실외와 실내의 온도 차이가 커지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적응하는 데 큰 부담을 받는다. 건강한 사람은 비교적 잘 견디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은 쉽게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냉방병이나 여름철 감기에 걸리기 쉽다. 또한 폭염 자체가 탈수와 피로를 유발해 체력을 떨어뜨리므로 냉방병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냉방병은 단순히 감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두통·피로감·몸살·소화불량·어지럼증·근육통·관절통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냉방기 관리가 부족하면 레지오넬라균과 같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또한 환기가 부족한 밀폐된 공간에서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전파도 쉬워진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더운 환경에서는 땀구멍이 열려 있는데, 이때 갑자기 강한 찬바람을 맞으면 피부를 통해 한사(寒邪)가 침입하게 된다. 이를 상한(傷寒)이라 하며 원래는 겨울철 감기를 의미했지만, 현대에는 여름철 과도한 냉방으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폭염으로 충분한 수분과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몸의 진액이 쉽게 소모되고 기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차가운 냉방에 오래 노출되면 처음에는 으슬으슬 춥고 몸이 무겁다가 점차 기침·콧물·두통·인후통이 나타나며 심하면 고열과 몸살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하루 종일 에어컨이 가동되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머리가 맑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쉽게 피곤해진다. 눈이 건조하고 목이 칼칼하거나 어깨와 목이 뻣뻣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증상 역시 냉방 환경이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냉방병 증상이다.
최근에는 열대야 때문에 에어컨을 밤새 켜고 자는 경우가 많다. 차가운 바람이 장시간 몸에 직접 닿으면 근육과 기관지가 쉽게 긴장되고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아이, 만성질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폭염과 냉방병을 함께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실내외 온도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외부보다 약 5~7℃ 정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폭염 속에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자주 마셔 탈수를 예방하고, 한낮의 장시간 야외 활동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2~3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장시간 냉방된 공간에 있었다면 잠시 밖으로 나가 자연 공기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수면, 가벼운 운동으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스와 과로는 면역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폭염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찬 공기를 오래 쐬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몸이 피곤할수록 냉방기 앞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사상체질별 여름철 관리법>
사상체질에 따라 폭염과 냉방에 취약한 양상도 다르다.
태음인은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므로 폭염 속에서는 탈수와 기력 저하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린 뒤 곧바로 강한 냉방을 쐬면 폐와 기관지가 약해져 감기와 냉방병이 잘 생긴다. 여름철에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면서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칡차와 도라지차가 도움이 된다.
소양인과 태양인은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폭염에 쉽게 지치고 열감을 심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차가운 음식이나 냉방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냉음료를 과하게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은 박하차, 태양인은 모과차가 도움이 된다.
소음인은 원래 몸이 차기 때문에 냉방에 가장 민감하다. 열대야 때문에 에어컨을 오래 사용하는 경우에는 얇은 겉옷을 준비하여 배와 목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너무 차가운 음식과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생강차가 도움이 된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에는 온열질환과 냉방병이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한 여름철 컨디션 저하로 넘기기보다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상체질에 따른 관리와 치료는 체질별 특성을 고려하여 면역력 회복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