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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상 2341억원 vs 삼양사 0원…공정위 과징금 '극명'

삼양사, 동종업계와 7년5개월 담합 불구 ‘리니언시’ 적용으로 과징금·시정조치 면제
같이 담합한 대상은 2341억·사조 2001억·CJ 1029억 납부 대상…제재 형평성에 문제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의결한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 사건에서 참여 기업들의 제재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2341억4100만원의 과징금을 오는 10월 29일까지 납부해야 하는 반면, 삼양사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 적용으로 2103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모두 면제받았다.

 

이번 담합은 대상·삼양사·사조CPK·CJ제일제당 등 국내 주요 전분·전분당 제조업체들이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7년 5개월간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기, 거래처 통보 방식까지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해 사실상 시장을 좌우하는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이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총 7476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업체별로는 대상 2341억원, 삼양사 2103억원, 사조CPK 2001억원, CJ제일제당 1029억원이 산정됐으나, 최종 결과에서 삼양사만 전액 면제됐다.

 

이로인해 대상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21.34%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떠안게 됐다. 삼양사의 경우 자기자본의 11.78%에 달하는 제재가 ‘0원’으로 바뀌었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 위법 사실을 먼저 신고하고 결정적 증거를 제공하는 경우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감면 또는 면제하는 제도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담합을 적발하기 위해 경쟁당국이 내부자의 신고를 유도하는 장치로, 담합 유지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신고 여부에 따라 수천억원대 제재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건은 ‘역대 최대 규모 담합’으로 불릴 만큼 장기간 이어졌고, 전분·전분당이 식품·음료 등 다양한 산업의 기초 원재료라는 점에서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담합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됐다면 소비자는 이미 그 부담을 떠안았지만, 과징금은 행정제재일 뿐 피해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삼양사가 면제받은 2103억원 역시 소비자 피해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리니언시가 담합 적발에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인정되지만, 장기간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 신고 순위에 따라 수천억원대 제재에서 벗어나는 구조는 소비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담합 적발의 실효성과 제재의 형평성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면책을 허용할지가 제도의 핵심 쟁점이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별도로 전분당 부산물 판매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심의를 진행 중이다. 삼양사가 이 사건에서도 리니언시 적용을 받을지 여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리니언시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지만, 담합의 최종 비용을 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리니언시 제도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내부자의 신고 없이는 은밀한 담합을 깨기 어렵지만, 신고 기업이 수천억원대 제재에서 벗어나더라도 소비자 피해는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도의 한계가 뚜렷하다. 담합 적발의 실효성과 소비자 피해 구제라는 두 과제가 동시에 제기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