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병오년(丙午年)이다. 병(丙)은 불(火)이고, 오(午)는 말(馬)이다. 불과 말이 만난 해를 예부터 '붉은 말의 해(赤馬年)'라고 불렀다. 불은 밖으로 분출하는 에너지이고, 말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다. 그래서 병오년은 질주, 도약, 확산, 변화의 이미지가 있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불은 따뜻하지만, 통제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태운다. 말은 힘차지만, 고삐를 놓치면 낭떠러지로 내달린다. 동아시아에서 '붉은 말'의 상징은 적토마다.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면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라는 말을 안다. 사람 가운데는 여포, 말 중에선 적토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적토마의 서사는 대부분 소설 '삼국지연의'가 지어낸 것이다. 하루 천 리를 달리고, 관우가 숨진 뒤 굶어 죽었다는 스토리는 문학의 산물이다. 정사엔 여포가 적토라는 좋은 말을 탔다는 짧은 기록만 남아 있다. 그런데도 적토마는 살아남았다.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속도와 힘, 비범함. 적토마는 '현실의 말'이 아니라 '시대가 빚은 말'이다. 적마해를 맞아 국운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해 기획 기사와 전망 보고서에는 '도약'과 '전환'이
법률을 제정하거나 수정하려면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회의원 10명 이상이 공동 발의한 법률안은 소관 상임위 심사를 거쳐 법제사법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통과한 뒤 본회의 의결과 대통령 공포라는 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법률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직접 규율하는 강력한 규범이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는 불가피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입법의 신중함은 다수의 힘을 견제하는 기제이기도 하다. 법률안은 한번 공포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고, 국민 생활 전반에 깊숙이 파고든다. 시장에서 거래의 규칙을 바꾸고, 온라인에서 표현의 한계를 정하며, 법정에선 처벌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입법 과정에서 잠재적 부작용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현안을 당장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3년 뒤나 10년 뒤 어떤 왜곡과 부작용을 낳을지 헤아려보지 않으면 법률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법치국가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법률을 안이하게 만들 때다. 최근 국회의 입법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향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성격은 다르지만, 두 법안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일까? 명예, 돈, 장수 등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귀영화(富貴榮華)가 아닐까? 그리고 천수를 누리고 싶은 것이 욕망 아닐까? 우리 속담에 '건강을 잃으면 아무리 많은 재물도 소용없다'라 말이 있고, 사상체질의 창시자인 동무 이제마 선생(1837-1990)은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즉, 건강의 중요성과 오래 살되 건강해야한다는 의미이다. 과거에는 아파야 병원을 방문하여 의약품을 처방받지만, 현대인들은 예방적인 차원에서 일상적인 자기관리를 위하여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나선다. 따라서 건강기능식품(건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른 건강기능식품공전에 고시형으로 등록된 건기는 총 96품목(영양성분 28, 기능성원료 68)이며 이 중 최근 현대인의 비만과 관련하여 체중감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는 다른 건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다. 이와 관련 유사한 용어를 살펴보면,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돕는 비소화성 식이성분,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건강에 이로운 살
주식시장에서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오른 삼양식품의 성공은 불닭볶음면이라는 한 제품이 주도했다. 불닭볶음면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기가 갈수록 치솟아 짝퉁 상품이 만들어질 정도라고 한다. 이 제품은 2012년 출시 후 유튜버들이 먹방에 나서고 K팝 스타들이 소개하면서 세계적인 K-푸드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금은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런 성공 신화에는 으레 여러 뒷이야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널리 알려진 게 '며느리 성공 스토리'다. 삼양식품 창업주의 며느리 김정수 부회장이 불닭볶음면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이야기가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자세히 소개되기도 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2010년 고교생 딸과 주말에 서울 도심을 산책하다 자극적인 맛으로 유명한 볶음밥 집에 긴 줄이 늘어선 것을 보고 매운맛 라면 버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불닭볶음면 생산공장에 장시간 노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불닭 성공 신화' 이면에 생산직 노동자들의 고된 노동이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매출이 급증하면서 공장이 24시간 가동됐고 노동자들의 작업 시간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천728만여표(49.42%)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1천438만표(41.15%)를 각각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27%포인트다. 승부는 끝났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반으로 갈렸다. 선거는 민심의 거울이다.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의 심연에 놓여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선거가 끝났다고 갈등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 진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사에서 '실용적 시장주의'를 내세웠다. "낡은 이념은 박물관에 보내자"고 했다. 그는 또 "진보도, 보수도 없다. 오직 국민의 문제,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회복을 위한 '비상경제대응TF' 가동과 기업의 창의성·자율성 보장, 문화산업의 육성을 통한 글로벌 도약 구상 등 민생 중심의 국정운영 청사진도 제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내세운 '국민통합'과 '경제회생'이란 두 기조는 한국이 직면한 핵심 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선언과 다짐이 아닌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이다. 독일은 1969년 총선에서 기민·기사당이 242석, 사민당 224석, 자민당 30석을 얻었다. 사민당 소속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예상되는 수명(기대수명)은 83.5년(2023년 기준)이다. 남성이 80.6년, 여성이 86.4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2.5년 더 오래 산다. 우리나라는 기대수명이 꾸준히 증가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장수국가가 됐다. 다만 장수가 말 그대로 축복이 되려면 노년에 마주할 간병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수가 재앙이 되기 십상이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게 '간병살인' 뉴스다. 가깝게는 지난 3월 경기 고양에서 투병 중인 80대 여성을 살해한 남편과 아들이 한강에 투신하는 일이 있었다. 10년 전부터 지병을 앓던 여성을 80대 남편과 50대 아들이 아무 외부 도움없이 직접 돌봐오다 끝내 범행을 저질렀다. 간병살인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민간연구소 자료 등에 따르면 2천년대는 간병살인이 한해 평균 5.6건 정도였는데 2020년대 들어서 평균 18.8건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고령인구 증가의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 오래 살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그게 쉽지 않다. 대표적인 노인 질환인 치매 환자가 내년이면 100만명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다. 65세 이상 인구 10
호주의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는 매년 여러 안전 지표를 계량화한 '세계평화지수 보고서'를 통해 세계 160여개국의 안전 순위를 발표한다. 아이슬란드가 늘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로 뽑히는데 한국은 40위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남북 분단 상황이 크게 반영된 순위로 생각되는데 우리 국민이 느끼는 안전 체감도에 비해 순위가 그리 높진 않다. 생산 현장의 안전 순위는 상대적으로 더 낮다. 한국의 산업재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여타 회원국의 평균 수준이지만 산업재해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자 1만명당 산재 사망사고자 수를 뜻하는 사망사고 만인율이 0.43명(2021년 기준)으로 OECD 38개국 중 34위다. OECD 평균 0.29명에 훨씬 못 미친다. 사망사고 만인율이 지난해 0.386명까지 내려왔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다. 19일 또 한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날 경기 시흥 SPC삼립 공장에서 새벽 작업을 하던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SPC 계열 공장의 산업재해는 "또 거기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잦다. 최근 3년간 노동자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조기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한 대행의 대선 경쟁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차출을 넘어 대안론으로 목소리가 커질 조짐을 보인다. 보수당의 이런 움직임은 늘 있던 일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이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을 거쳐 지금의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보수정당은 큰 선거를 앞둘 때마다 거물급 외부 인사를 영입해 승리를 노렸다. 김영삼 정부에선 총리 출신 이회창이 대선에 출마했고, 이명박 정부에선 총리 출신 정운찬·김황식이 박근혜에 대적할 친이명박계의 잠룡으로 떴었다. 박근혜 정부에선 외교관 출신 반기문 영입론이 불었고, 야당 시절인 2020년 총선에는 총리 출신 황교안이 선거를 지휘했다. 2022년 대선에선 검사 출신 윤석열이 영입됐고, 지난해 총선에선 역시 검사 출신인 한동훈이 총선을 지휘했다. 외부 수혈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대쪽'으로 추앙받던 이회창은 병역 의혹의 수렁에서 허우적대다 대선에서 잇따라 패했고, 뉴욕에서 금의환향한 반기문은 공항 철도 승차권 발매기에 1만원권 두 장을 구겨 넣는 '서민 코스프
주말마다 광장(廣場)정치의 열기가 뜨겁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지연되면서 찬반 진영 양측이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인근 거리를 정례적으로 점령하고 있다. 한쪽은 "탄핵하라"고 외치고, 다른 쪽은 "지켜내자"고 맞선다. 대한민국 전체가 둘로 갈라진 풍경 속에서 침묵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중도층이다.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볼 때 중도는 애매한 위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치의 무게추라고 할 수 있다. 목소리를 내지 않아 존재가 희미할 뿐, 그들이 움직이는 순간 판은 바뀐다. 독일의 정치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이 제시한 '침묵의 나선' 이론은 현재 한국의 중도층을 이해하는 데 정확한 개념 틀을 제공한다. 이 이론은 다수 의견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확인하며, 자신이 소수라고 느끼면 침묵하게 되는 심리를 반영한다. 그 침묵은 동의가 아니라 관망이자 기다림이다. '침묵하는 다수'는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지 않는 다수의 대중을 말한다. 이 용어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1969년 베트남전 지원에 대한 반대 시위가 발생하자, 목소리를 내는 시끄러운 소수보다 침묵하는 다수가 훨씬 많다는 취지의 연설로 유명해졌다. 우리가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어느 쪽이 다수 대
의료계 파업 사태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정부가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을 '2천명 증원' 조치 이전의 3천58명으로 동결하겠다고 제안하자 의료계가 또 다른 요구 조건을 내걸며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학에선 졸지에 증원 혜택을 본 의대 신입생들이 선배들로부터 해코지당할까 두렵다는 핑계로 수업 거부에 동참하고, 전공의들은 의료인에게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근로기준법에는 군인과 경찰 등 공무원과 의사, 항공기 조종사는 장시간 노동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주 52시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의사 직종의 특성을 떠나 직장인이자 의술을 배우는 학생이기도 한 전공의가 노동착취 대상일 뿐이라는 그들의 인식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수긍할지 의문이다. 한술 더 떠 의료계를 대표한다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내년에 의대생을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수험생과 부모야 어찌 되든 말든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집단 이기주의의 극치다.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의료 파업이 아노미 상태가 된 것은 정부의 무능 탓이 크다. 양대 노총 파업에는 공권력을 동원하며 강력 대응했던 정부는 유독 의사집단에 대해
1976년 중국의 최고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 사망과 함께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리자 중국은 대혼란에 휩싸였다. 중국 개혁개방의 '전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1978년 3년 4개월의 유배생활을 마치고 중앙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이듬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검든 희든, 쥐를 잘 잡는 게 좋은 고양이"라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제창했다.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에 상관없이 인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은 개혁개방 정책과 실용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 어록이다. 그가 1985년 주창한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부자가 돼라"는 '선부론'(先富論)과 함께 중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밑바탕이 됐다. 덩사오핑은 "자본주의 국가에도 계획경제가 존재하듯이, 사회주의 국가에도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흑묘백묘론과 선부론은 시대적 소명에서 기인한 궁여지책(窮餘之策)이라고 하겠다. 10년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산송장이 된 중국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실용적 개혁개방 정책밖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좌파와 우파를 나누는 기본 잣대는 정부와 시장의 역할이다. 좌파 정부는
한국은행 본점 건물 로비엔 '물가안정'이라고 쓴 대형 현판이 걸려있다.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우선 목표도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다.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대부분 물가안정을 중요한 임무로 삼는 이유는 물가가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여러 정책 수단 중 물가 상승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막강한 무기인 기준금리 조정 권한을 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풀린 유동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중앙은행들은 '물가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2022년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9.1%까지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연준은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2023년 7월 5.5%까지 지속적으로 올렸고 그 결과 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 2.4%까지 떨어졌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려 6%를 넘어섰던 물가 상승률을 작년 10월 1.3%까지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3.0% 올랐고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2%까지 반등했다. 국제유
수면 부족이 심혈관질환이나 대사질환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시간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중장년층에 흔한 망막 질환인 '망막전막'(Epiretinal Membrane·ERM)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세의대 안과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망막'(Retina)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7∼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1만5천240명을 분석한 결과 평일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망막전막 발생 위험이 25% 높은 연관성이 관찰됐다. 망막전막은 우리 눈에서 빛을 감지하고 뇌로 신호를 전달해 시력을 유지하는 핵심 부위인 망막의 앞 표면에 반투명한 막조직이 형성되면서 황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망막앞막, 황반주름 등으로도 불린다.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고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노안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질환이 진행하면 물체가 휘어져 보이거나 상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결국에는 그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망막전막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
[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뇌의 전전두엽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가 마약인 코카인 중독 행동을 조절하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KAIST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석좌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샌디에이고대학(UCSD) 임병국 교수 연구팀은 파발부민(PV) 신경세포가 뇌의 흥분 신호를 조절하는 일종의 '브레이크 게이트' 역할을 하고, 금단 이후 나타나는 마약 탐색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우리 뇌의 전전두엽 피질(PFC)은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가 균형을 이뤄야 충동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만성 약물 노출이 이러한 균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코카인 투여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PFC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약 60∼70%를 차지하는 PV 세포는 쥐가 코카인을 찾으려 할 때 활발하게 작동했다. 하지만 더 이상 약물을 찾지 않도록 훈련하는 '소거 훈련'을 진행하자 이 세포의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PV 세포의 활동 양상이 중독에 의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소거 과정을 통해 다시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신경 활동을 인위적으로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부모를 모시는 책임이 전적으로 자녀에게 있다는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이 한국 사회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최신 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단 1명만이 자녀의 부모 부양책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년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부양책임에 동의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극적인 변화다. 돌봄의 영역이 이제는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 국가와 사회의 공적 영역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제20차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를 모실 책임이 전적으로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63%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총 7천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자들의 인식을 '매우 동의함'부터 '매우 반대함'까지 5점 척도로 확인한 뒤 이를 재범주화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모 부양의 자녀 책임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47.59%로 찬성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중립적인 입장은 31.78%였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매우 동의한다는 극히 일부분인 3.15%에 불과했다. 반면 반대한다(39.47%)와 매우 반대한다(8.12%)를 합친 반대
위암은 한국인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줄곧 국내 암 발생 순위 1위를 기록하다가 2022년 이후 갑상선암·대장암·폐암·유방암에 이어 5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위험이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규 위암 환자는 연간 2만9천명에 달했고, 인구 10만명당 연령표준화 발생률도 20명대 후반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특히 남성 발생률은 여성보다 두 배 이상에 달한다. 전체 환자 수가 줄어든 것도 실제 발생 감소라기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위내시경 검사를 늦추면서 진단이 지연된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국의 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 pylori) 감염을 지목한다. 헬리코박터균은 강력한 위산이 분비되는 사람의 위(胃) 점막 상피에 기생하는 유일한 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 균은 주로 구강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국내 16세 이상 유병률은 44%다.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BMC 캔서'(BMC cancer)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한국인에게 위암 발생 위험을 6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먹는 알부민' 판매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피로 회복과 간 건강, 체력 개선 등을 내세우는 알부민 광고가 TV와 온라인을 통해 넘쳐나고, 유명 의사까지 가세해 알부민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먹는 알부민 열풍'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대한간학회 임영석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은 "먹는 알부민이 유익하다는 임상 근거는 없는 만큼 유명 의사들의 광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면서 "값비싼 알부민 영양제를 사 먹느니 차라리 슈퍼에서 계란을 사 먹는 게 훨씬 낫다"고 직격했다. 알부민(albumin)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혈장(혈액에서 혈구 적혈구·백혈구·혈소판를 제외한 액체 성분) 단백질로, 혈액 속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간에서 하루에 약 10∼15g 정도의 알부민을 꾸준히 만들어 혈액 속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부민은 혈액을 따라 몸 전체를 돌며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혈관 속에 물이 적절하게 머물도록 붙잡아 두는 역
[문화투데이 김태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담합이나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한 폭리 등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겨냥해 "앞으로는 회사가 망하는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부정행위에 과징금으로 환수한 금액에 대해 제한 없이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준비하고 있느냐"고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환수 금액의 10% 한도 내에서 상한액 없이 포상금을 줄 수 있도록 하면 내부자의 신고가 활성화돼 불법행위를 숨길 수 없게 되리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만약 4조원 규모의 담합이 적발될 경우 과징금을 4천억 부과하면, 이를 신고한 직원은 그 10%인 400억원까지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기업 내부에서 누군가 시켜서 직원이 (불공정 행위를 실행) 하지만, 언젠가 직원이 신고하는 경우 수백억 원의 포상금을 받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앞으로는 드러나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상한이 30억이었느냐. 왜 그런 상한을 뒀는지 모르겠다. 이제 수백억 원 포상금이 주어지는데 하지 않을 리가 없잖느냐"며 "기업들도 숙지해야 한다. 앞으로 불공정·부정거래를 통
[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충남 천안시는 10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내비게이션을 통해 로드킬(동물 찻길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내비에 로드킬 다발 구간 정보를 반영하고, 해당 구간을 통행하는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안내 서비스를 오는 12일부터 시행한다. 지난해 추진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로드킬 발생 빈도와 도로 환경 등을 검토해 동남구 17곳, 서북구 18곳 등 35개 구간을 로드킬 다발 구간으로 선정했다. 운전자가 이 구간에 진입하면 카카오내비를 통해 위험 알림이 제공된다. 시는 이 서비스가 운전자의 감속을 유도해 교통사고 예방과 야생동물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수진 환경정책과장은 "로드킬은 외곽 지역뿐만 아니라 도심 도로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시민 안전을 강화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유한킴벌리는 신규 중저가 생리대를 이달 조기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1월 경제적 취약계층이 '보편적 월경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정부 지적에 따라 올해 2분기 중 새로운 중저가 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으나, 출시 시기를 이달로 앞당겼다. 새로 출시하는 중저가 제품은 '좋은느낌 순수 수퍼롱 오버나이트'로, 42㎝ 길이의 '수퍼롱' 타입이다. 해당 제품 생산은 전날 대전공장에서 시작됐다. 제품 공급가는 유한킴벌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좋은느낌 오리지널'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좋은느낌 브랜드로 운영되는 중저가 제품은 기존 3종에서 4종으로 늘었다. 유한킴벌리는 지금껏 중저가 제품을 온라인 채널과 다이소를 중심으로 판매해 왔으나, 오프라인 채널 판매도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뿐 아니라 이달 농협 하나로마트와 편의점 GS25, CU 등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유한킴벌리는 신제품이 경제적 취약계층뿐 아니라 선택권 확대를 기대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2016년부터 중저가 생리대를 생산해왔으며, 누적 판매량 비중은 자사 생리대의 4∼7%를 차지한
[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전국 6대 땅콩 주산지 중 한 곳인 충남 태안의 땅콩이 볶음땅콩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10일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 볶음땅콩은 여름에 수확한 땅콩을 건조한 뒤 저온 저장해 신선도를 유지했으며, 전문시설에서 가공과 소포장 작업을 진행해 상품성을 높였다. 그동안 태안 땅콩은 원물 위주로 유통됐으나, 이번에 볶음땅콩으로 부가가치를 키웠다. 태안 볶음땅콩은 태안농협 하나로마트를 시작으로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 우선 공급된다. 군은 다른 지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태안 땅콩의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갈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태안지역 땅콩 재배 농가는 1천58곳에 이르며, 생산액은 2024년보다 34% 늘어난 51억원을 기록했다. 군 관계자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판매처 확대를 통해 태안 땅콩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 농가소득이 실질적으로 증가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