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반려동물이 아프면 동물병원에 데려가는데, 반려식물을 위한 식물병원은 없을까?
대전에는 전국 최초로 설치된 공공 반려식물병원인 '화분병원'이 있다.
이 병원은 2013년 3월 대전시청 동문 옆 부지에 180㎡ 규모의 온실과 120㎡의 육묘장을 갖춘 채 문을 열었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호주를 방문했을 때 한 건물 속 온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설치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전문 원예사가 식물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치료까지 해준다.
대전시민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화초와 화분을 가져가면 분갈이는 물론 수형조절, 영양제 공급, 병해충 방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생육이 나쁜 식물은 사람으로 치면 중환자실인 집중관리실에 입원할 수도 있다.
날이 추워지면서 집에서 키우는 올리브나무 관리가 힘겹던 나모(33)씨는 얼마 전 이 나무를 입원시켰다.
나씨는 "반려식물 '올리'가 햇볕을 받을 수 있게 창가에 뒀는데, 요 며칠 엄청 추울 때 냉해를 입어 잎이 다 떨어졌다"며 "그래도 살려보려고 데려왔는데 몇달간은 입원해야 한다고 해 온실에 있으면서 건강을 회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식물 생육 성장에 취약한 겨울이 되면 식물이 쉽게 병들어 입원 비율이 늘어나기도 한다.
16일 기준 화분병원에는 300여개의 반려식물이 입원 중이다.
따뜻한 온실에서 치료를 마치면 활력개선실에 들어가 퇴원을 기다린다.
전문 원예사의 정성과 치료로 입원실에 들어온 화분 80%는 살아서 퇴원한다.
의사의 사명과 책임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있는 것처럼 이곳 원예사도 식물이 죽지 않고 건강해지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정선미 원예사는 "식물이 아픈 상태로 병원에 들어오면 혹시라도 죽지 않을까 하는 그런 염려가 가장 크다"며 "식물이 건강하게 되살아나 주인에게 연락하면 정말 좋아하시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시는데, 그럴 때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 이후로 반려식물 가구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매일 10여명은 이 병원에 방문한다.
화분병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집에서 다양한 반려식물을 키우는 자칭 '식집사'인 황모(41)씨는 "10개가 넘는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화분병원을 통해 분갈이부터 관리방법까지 식물에 관한 지식을 많이 습득했다"며 "화분병원이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대전시민으로서 뿌듯하고 앞으로도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