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비트공법, 순식간에 불 확대… 대량의 맹독성 가스도 방출돼
건설업 관계자,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는 관련법조차 없어”
지역주민, “불에 약한 시공법으로 건설된 건물… 전부 철거시키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 22일 제천 화재현장 방문… 희생자 애도
[문화투데이=최윤해기자] 지난 21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의 피해 확산 범인으로 ‘건물 시공법’이 꼽혔다.
화재가 난 건물은 2015년 사상자 130여명이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 참사와 같이 불이 잘 붙는 드라이 비트 공법으로 시공됐다.
드라이 비트 공법은 건물의 단열, 인테리어 등을 고려한 외부 마감 공사 방식으로 스티로폼 등의 단열재를 사용해 외부 화재 시 순식간에 불을 확대하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에 타면 대량의 맹독성 가스가 배출돼 피해를 더욱 확산시키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저렴한 비용과 짧은 시공기간으로 실제 많은 건설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주민 A 씨(34)는 “값이 저렴한것을 떠나, 사람의 목숨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며 “화재가 쉽게 발생하는 시공법이 건축 허가법에 정식으로 인정이 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같은 지역주민 B 씨(35)는 “검은 가스가 자욱한 게, 창문도 거의 없는 목욕탕 안엔 얼마나 심했겠냐”며 “이번 일로 불에 약한 시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을 모두 싹 다 다시 건설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건설업 관계자는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비트 건물을 모두 다 철거시키고 벽돌로 쌓도록 즉시 법을 만들자”며 “드라이 비트 사용 건물에는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관련법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의정부 참사를 계기로 2015년 말부터 6층 이상 건축물에 불연(不燃) 또는 준불연 외부 마감재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건축법을 개정했지만 개정 전 건축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제천 화재건물 또한 2011년에 건설돼 개정된 소방법엔 해당되지 않아 불연 등 외부 마감재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제천 화재현장을 방문해 소방관계자의 상황보고를 받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