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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4명중 1명 퇴행성관절염

2·3기엔 골수·지방조직 유래 줄기세포치료, 4기엔 인공관절 수술 검토해야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고령화 사회에서 노년기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지난해 기준 430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238만명이니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1명이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셈이다.

    
흔히 골관절염으로 불리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 등에 의한 연골의 손상이나 변화로 뼈와 인대 등의 조직이 서서히 망가져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잘 생기는 부위는 무릎이다. 무릎 관절염 1~4단계 중 3단계를 넘어선 노인들의 경우 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부딪치면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이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따라서 무릎 관절염이 생겼다면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추는 게 최선이다. 

    
초기인 경우 운동이나 약물 등의 보존적 치료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고, 가벼운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에서는 진행을 늦추기 위해 약물이나 주사 요법이 검토된다.

    
상태가 더 악화한 경우라면 줄기세포 등을 직접 주입하는 시술과 무릎관절을 통째로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수술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다만, 요즘 인터넷에는 가짜 관절염약 광고 글이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게 유명 신경외과 전문의인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관절염약을 개발했다는 내용의 허위 관절염약 광고 글이다.

    
이국종 원장은 "대응하지 않다 보면 이런 가짜 광고가 저절로 없어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관절염약을 개발한 적이 없는 만큼 인터넷 허위 광고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골수줄기세포 이어 지방줄기세포도 신의료기술 승인…"관절염 2~3기에 효과" 

    
그동안 줄기세포 주사로 알려진 골관절염 치료법의 정식 명칭은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다.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이 시술은 엉덩뼈(장골능)에서 채취한 골수를 원심 분리한 후 농축된 물질을 무릎 관절강 안으로 주사하는 시술이다. 연골, 골조직, 인대 등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중간엽줄기세포를 치료에 이용하는 것이다. 관절염 2~3기에 해당하거나 또는 무릎 연골 손상이 50% 이상인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수 키트를 이용해 골수를 원심분리기로 분리하기 때문에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소하고 하루 이내에 시술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 시술도 무릎 관절염 치료에 신의료기술로 승인됐다.

    
이 치료법 역시 중간엽줄기세포가 치료의 핵심이다. 다만, 골수가 아닌 복부 또는 둔부에서 채취한 지방조직에서 중간엽줄기세포(기질혈관분획)를 분리, 추출하는 게 다른 점이다.

    
지방조직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골수 유래 농축물보다 중간엽줄기세포 확보가 용이한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통상 중간엽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해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해 승인받은 연세사랑병원 첨단의료연구팀은 "20대는 골수 흡인 농축물을 뽑으면 약 1천개 중 1개가 중간엽줄기세포이지만, 60대 이상은 약 10만개 또는 100만개당 1개에 불과하다"며 "반면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은 10~15개당 1개꼴로 중간엽줄기세포를 확보할 수 있어 더욱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치료법 역시 2~3기에 해당하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만 선택할 수 있다.

    
◇ 히딩크 감독 시술 '제대혈줄기세포'…"식약처 허가 골관절염 치료제" 

    
내 몸에서 추출한 세포를 활용하는 골수 흡인 농축물 주사,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와 달리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법은 타인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란 아기가 태어날 때 탯줄에 들어있는 혈액에서 분리 배양한 줄기세포를 의미한다. 환자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과정 없이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카티스템)을 무릎 내 연골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가 이 방식으로 치료받은 뒤 고령에도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는 등 건강을 되찾아 크게 주목받았다.

    
이 시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신생아의 탯줄 혈액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 시술 시 자기 세포를 사용한 제품보다 연령에 따른 한계가 없고, 상대적으로 일정한 효과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꼽힌다.

    
연골이 많이 닳은 퇴행성관절염 중기 환자도 치료가 가능하며, 최근에는 손상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서도 줄기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비절개 연골재생술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소 엇갈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건 단점으로 지적된다. 

    
◇ 4기 무릎 관절염엔 인공관절 수술 검토해야…"한국인 최적화 인공관절도 개발"

    
이미 4기(말기) 단계에 접어든 무릎 관절염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무릎관절을 절개해 인체에 해가 없는 소재로 제작된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매년 11만건 이상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무릎 관절 전체를 새로운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전치환술, 일부 손상된 부분만 바꿔주는 반치환술로 나뉜다. 

    
최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3D 프린터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수술로 진화해 더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국내 환자의 무릎관절 MRI(자기공명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릎 관절 크기와 연골 두께 등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인공관절도 개발됐다. 평균 120도 내외로 구부려졌던 기존 인공관절에 견줘 좌식 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관절 범위를 150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또 수술 전 환자의 다리 상태를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슬개골의 운동 역학을 수술 전과 동일하게 복원하는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치환술도 선보였다.

    
다만 인공관절의 특성상 수명이 15~20년 정도로 짧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수술해야 하는 건 단점이다. 

    
따라서 수술을 고려한다면 보존적 치료와 시술 등을 검토한 후 가급적 65세 이후로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