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 상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8일 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건에 반대하며 불참한 가운데 여당 의원들만 모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단독 상정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KBS 수신료 인상안건은 시청자와 국민, 언론노동자를 무시하는 처사이기에 묵과할 수 없어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이전 KBS가 공정방송에 걸맞는 조건을 갖춘다면 수신료 인상안에 동의하겠다고 했던 조건도 철회하고, 9일부터 수신료인상에 대해 적극 반대하겠다"고 나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대표는 "세월호 참사로 유가족들이 슬픔에 빠져있는 참담한 상황을 틈타 여당이 KBS 수신료를 날치기 상정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국민정서와는 너무도 반대되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8일 한선교위원장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고, 그동안 의정사에서 봐온 날치기가 어제 또 한번 발생한 것 이다" 며 "TV방송의 수신료의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에 대한 수신료인상안이 여·야 합의도 없이 최소한 국민적합의도 없이 여당 단독으로 진행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며 국회를 비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많은 수의 세월호 희생자를 구하지 못한 원인에는 언론의 책임과 잘못도 큰데 그 중심에 있는 공영방송이라는 KBS는 입사 5년차 보도국 기자들이 양심선언을 할 정도로 바르지 못한 보도를 하고 있음에도 수신료인상을 바란다는 것은 잘 못된 처사다" 며 "되려 이제껏 KBS에 납부한 수신료를 돌려받아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이 대표는 "해경간부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 80명 구조했으면 잘한 것이다라고 막말을해 직위해제 된 바 있다. 김시곤 국장의 발언이랑 무엇이 다르냐? 김 국장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한선교 미방위원장은 지난 8일 오전 9시30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회의 직전 “KBS 수신료 인상안이 철회되지 않는 한 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다”며 불참을 선언했음에도 불구, 미방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KBS 수신료 인상안 등 5건을 상정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보듯이 안건 상정과 의결은 ‘틀리다는 것’이 보여지고 있다”며 “의결 안건은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못해 미뤄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BS 아나운서 출신 한 위원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현 미방위) 여당 간사 시절인 지난 2011년 6월에 KBS 수신료인상에 대한 야당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록을 읽어 야당 대표실 도청 연루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방통원이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은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월 4000원으로 올리는 것으로 지난 2월 여당 측 방통위원 3명 찬성, 야당 측 2명 반대로 통과됐다.
수신료 인상안이 미방위에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미방위 의원 23명 중 야당 의원이 12명으로 여당만으로는 단독 처리가 불가능하다.
KBS측은 수신료가 인상되면 향후 5년 동안 광고수입을 연간 2100억원씩 줄이기로 해 언론단체들은 이번 수신료 인상이 종합편성 채널에 광고수익을 떼주기용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KBS 김시곤 보도국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원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으며 이에 책임을 지고 보도국장에서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김 보도국장은 "특보가 한창이던 지난 28일, KBS 근처 중국집에서 가진 점심 식사 자리에서 이번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이며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발언이었음에도 전체 내용은 거두절미하고 반론 또한 싣지 않고 성명서를 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