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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소설가 김훈과 함께하는 '성곽마을돌이'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성곽마을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의 저자인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 김훈과 함께 성곽마을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주민, 마을활동가 등이 자유롭게 참여해 강연도 듣고 잔치도 여는 '성곽마을돌이'를 오는 25일 연다.


“내 어린 시절부터 성곽은 생활 속으로 뻗어 있었고 6백년 전에도 그러했다. 우리는 서울의 성곽을 문화재로서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유지해야 되고 거기에 생활을 불어 넣어야 한다.” 1948년 종로구 청운동에서 태어난 소설가 김훈의 이야기다.


시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한양도성 주변 22개 성곽마을의 가치와 가능성을 강의,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과 공유하는 '성곽마을돌이'를 매달 한 번씩 지속적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시대부터 한양을 둘러싸고 도시를 지켜온 한양도성이 견딘 세월동안 그 곁에서 함께 자라온 성곽마을은 역사문화적 가치는 물론, 시민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어 생활문화 유산으로서의 가능성도 두루 겸비하고 있다.


오는 25일 열리는 첫 '성곽마을돌이' 행사는 18시 장수마을 도성마당에서 ▲ 사전공연 ▲ 소설가 김훈의 열린강연 ▲ 마을활동가들과의 담화 및 마을 잔치 순으로 약 2시간 동안 열리며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열린강연에서는 김훈 작가의 성곽마을에 대한 단상과 애착을 들어보고 자유로운 담화를 통해 각 마을 활동가들이 전하는 숨겨진 마을 이야기와 일화도 들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후 4시에는 '성곽마을 둘러보기(사전투어)'가 열린다. 소설가 김훈과 주민, 마을활동가 등 40~50명이 동대문 성곽공원 → 창신동 → 충신동 굴다리 → 이화동 벽화마을 → 낙산공원 → 이화마루 → 장수마을 → 도성마당 코스를 걸으며 특색있는 각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예컨대, 낙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이화마을'은 산비탈을 따라 난 가파른 계단과 좁은 골목 곳곳에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져 있어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한양도성에 바로 인접하여 60~70년대 풍경을 간직한 '장수마을'은 재개발예정구역이였지만 작년 주민투표로 전면철거 재개발 대신 마을재생사업을 벌이기로 결정, 집과 골목길을 정비하고, 주민들의 숙원이던 도시가스가 놓였다.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 마을과 주민들의 삶을 기록‧전시한 마을박물관도 세워졌다.


이밖에도 동대문 패션의류 상권과 봉제공장이 밀집한 역동적인 삶의 현장인 창신동, 미로처럼 복잡한 골목길을 가진 충신동 등을 둘러본다.  


단, 시는 사전투어 코스가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가와 골목길인 만큼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참석자 현황에 따라 소규모로 팀을 구성하거나 코스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김훈 작가는 “한양도성과 성곽마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 직접 시민들과 만나 성곽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흔쾌히 동참하게 됐다”며 “내 고향 서울은 만인의 타향이다. 그러므로 서울에 고향을 건설하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한 뜨내기일 뿐이다. 서울 성곽을 걸으면서 나는 내 고향 서울이 만인의 고향으로 거듭 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진희선 주거재생정책관은 “과거의 한양도성 주변 성곽마을은 한양도성의 보전을 위한 철거나 규제의 대상으로 여겨졌지만 앞으로는 주민들과 함께 역사문화와 주민들의 삶이 공존하는 특색 있는 마을로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매월 다양한 '성곽마을돌이' 행사를 열어 주민‧시민과 함께 성곽마을의 가치와 가능성을 공유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