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축수산물 애용 캠페인'으로 안전한 로컬 먹거리·도농 상생 강조
[문화투데이 황재연·구재숙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3년은 인플레이션와 경기 불황에 국민 모두와 산업계에 시련과 고통을 안겨준 한해였다. 라면·우유 등 가공식품과 외식비가 줄줄이 오르고 과일을 포함한 농산물까지 크게 올라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식품업계는 국제 원재료가 인상에 따른 원가절감을 위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채 내용물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과 '스킴플레이션' 정책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K푸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몰라 라면·김치·김 등의 수출이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식품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문화투데이는 2023년을 마무리 하며 식품문화산업을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2023 문화투데이 10대뉴스'는 황창연 본지 대표와 김진수 논설실장, 구재숙 뉴시니어 사장 등이 올 한해 식품산업계 이슈 중 소비자와 업계의 주목을 많이 받은 사안을 중심으로 비교 검토해 선정했다.
10대 뉴스 외에도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되면서 기업과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다시 유예하는 친환경 정책의 후퇴로 시민단체와 일부 소상공인·국민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또한 쌀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법 개정안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것도 관심을 끌었다. <편집자 주>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파동'
일본이 지난 8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를 비롯해 식품·외식업계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한때 미리 소금을 사두려는 사람이 늘면서 천일염 품절 현상이 빚어지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수산물 시장의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 불안이 높아지자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우리 측 해역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을 계속 수입 금지하는 한편 국내 유통 수산물에 대해서도 방사능 등 유해 물질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식품·유통업계도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식품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각 식품사는 방사능 검사를 자체적으로 시행할 뿐 아니라 외부기관에서도 받는 등 '투트랙'으로 진행해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각 지자체 또한 방사능 분석 장비를 추가 구축 하고 감시를 강화 하는 등 수산물 먹거리 불안감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부터 오염수 1차 방류분 7천788t을 포함 3차 방류까지 총 2만3천400t을 해양 투기 했으며 내년 3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오염수 3만1천200t을 바다에 내보낼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2051년까지 오염수 방류를 끝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물가 '폭등'…정부, 먹거리물가 집중 관리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1월 가공식품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19.48로 지난해 동월보다 5.1%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24개월째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고 외식은 2021년 6월부터 30개월 연속 상회하고 있다.
이와함께 과일 등 농산물 물가마저 큰 폭으로 올라 먹거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물가 잡기'에 나섰다. 각 부처 차관을 물가책임관으로 임명하고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라면·빵·과자·커피·아이스크림·설탕·우유 등 7개 주요 먹거리를 대상으로 집중 관리 중이다.
농식품부는 연일 식품업체를 찾아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협조를 요청하고 특별할당관세 적용이나 경영안정 자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먹거리 물가 관리에 온힘을 쏟고 있다.
식품업계도 원가 상승 부담에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세웠다가 철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오뚜기와 풀무원은 12월부터 일부 제품의 인상 계획을 접었고 라면업계과 우유업계·주류도매업단체를 비롯 외식업계도 정부의 물가 안정정책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정부가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면서 사실상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 식품업계 생필품 '꼼수인상' 논란
식품업계가 국제 원자재가 인상과 물가 불안을 틈타 소비자를 기만하는 '꼼수인상'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과 주요 함량 성분을 줄이는 ‘스킴플레이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행태는 라면·즉석밥·음료·간편식품·만두·과자·김 등 주요 생필품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밀가루·식용류 등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일부 제품의 소비자가를 대폭 인상해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식품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핑계로 가격인상을 단행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이들의 영업이익이나 현금 보유량 등은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6개 주요 상장 식품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총 8982억 원으로 전년 동기(7032억 원) 대비 2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평균 6.8%로 전년 동기(5.0%) 대비 1.8%p 상승했다.
소비자단체는 "고물가 상황에 편승해 이익을 취하려는 기업의 꼼수"라며 "기업 스스로 이런 불합리한 가격 인상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격은 유지한 채 제품 용량만 줄이는 가격 인상 행태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다"며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인 입맛 홀린 K푸드…수출 '역대 최대'
김치로 대표됐던 한국 음식 'K푸드'(K-FOOD)가 수출 품목을 다양화해 전 세계에 팔려나가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쌀·과일·차 등은 물론 가공식품에 농수산물 가공 제품까지 수출길에 오르고 있고, 해외 시장도 미국·중국·유럽과 함께 동남아시아·캐나다·호주 등 전 세계 모든 곳으로 넓혀가고 있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에서 이른바 약과를 비롯한 'K-레트로' 스낵 주문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특히 약과 주문량은 450% 증가했다.
또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7억8천525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환율 1천300원을 적용하면 올해 라면 수출액은 1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김치 수출액도 2019년 1억499만2천달러에서 2020년 1억4천451만1천달러로 급증했고 2021년에 더 늘어 1억5천991만5천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올 9월까지 1억1천886만5천달러로 2021년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5일 열린 제 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억불 수출 탑'을 수상하는 등 가공식품의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밖에 김·즉석밥·냉동김밥 등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 할매니얼 트랜드…'복고'의 화려한 부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뉴트로 열풍, 이른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랜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할매니얼은 다소 옛스러운 음식 등을 소비하는 문화를 뜻한다.
원래 흑임자·쑥·미숫가루 등이 할매니얼 푸드의 대표주자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 져서 최근에는 약과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 사랑받고 있으며 의류·악세사리 등 다양한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약과 열풍은 2030 여성, 특히 30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NYT는 지난 9월 한국의 전통 디저트인 약과가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약과의 인기는 단순한 음식의 맛뿐 아니라, 전통과 유산에 대한 세대 간 연결고리의 역할을 수행하며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인의 수요와 입맛에 맞춰 진화해온 만큼 서울이라는 도시처럼 약과는 '살아 숨쉬는' 한국의 유형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옛것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커지면서 '전통시장'이 수혜를 보고 있다. 힙 트래디션과 레트로 열풍 등으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나 간식들이 M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통시장이 '젊은 층의 놀이터'로 떠오른 셈이다.

◇ MZ세대 하이볼 열풍…위스키 '뜨고' 와인 '지고'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넣은 '하이볼'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하이볼을 계기로 저렴한 위스키가 점차 대중적인 술로 변화하면서 주류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위스키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홈술 대중화와 하이볼의 유행에서 찾았다. 이마트에서 위스키를 구매한 고객 중 30대 이하 비중이 지난해 기준 40%에 달할 만큼 젊은층이 위스키 인기를 주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2만6천937t(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6.8% 늘어 연말까지 역대 연간 최대치인 2002년(2만7천379t)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혼자서 마시는 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급증했던 와인 수입량은 2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와인 수입량은 4만7천500t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8% 줄었고 수입액은 4억2천678만달러로 11.6% 감소했다.
와인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로는 팬데믹 기간에는 홈술·홈파티 등을 위해 와인을 찾았지만 엔데믹으로 유흥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면서 MZ세대가 다른 술로 눈을 돌리기 시작 했다는 점을 꼽는다.

◇ 농협중앙회장 연임 논란…농협법 개정안 '뜨거운 감자'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농협법 개정안은 중앙회장 연임 1회 허용, 도시농협 도농상생사업비 납부 의무화, 회원조합지원자금(무이자 자금) 투명성 확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 현직 중앙회장이 1회 연임할 수 있게 하는 안을 두고 법사위 이견으로 6개월이 넘도록 처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프리미엄과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개정 이후 선출된 회장부터 연임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농협 중장기적 과제의 원활한 추진이라는 개정 취지를 고려하면 현직 중앙회장의 연임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농축협 조합장들과 농민단체는 "농협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국회에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만을 가지고 반년 이상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 법사위의 무책임한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내달 25일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를 직접선거 방식으로 실시한다. 과거 선거에서는 대의원 등이 간선제로 중앙회장을 선출했지만,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총회에서 조합장 등 선거인(1천111명)의 직접투표로 중앙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 정부, 쌀소비 촉진 위한 '가루쌀'산업 집중 육성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재배면적 축소와 밀 수입 대체를 위해 가루쌀 재배를 확대하고 있다. 가루쌀은 수입 밀가루를 대체해 우리나라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쌀의 만성적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인식된다.
농식품부는 올해 2천ha인 가루쌀 재배단지를 오는 2026년까지 4.2만ha로 확대하고 107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신제품 개발에 참여할 식품업체 15개사와 제품 19개를 선정했다.
식품업계도 정부의 쌀 소비 촉진 기조에 부응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쌀 가공식품 활성화에 적극 힘쓰고 있다. 이에 제빵·제과업계를 중심으로 가루쌀을 활용한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SPC삼립은 가루쌀 베이커리 2종(휘낭시에·식빵)을 출시했고 해태제과는 지난 10월 가루쌀 '바로미2'로 만든 '오예스 위드미(with 米)'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농심 볶음쌀면, 하림 닭육수 쌀라면, 농협 쌀로팝, 사조동아원 제빵 프리믹스, 성심당 '쌀미쉬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식품업계는 가루쌀을 활용한 식품으로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산 쌀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문화투데이 '우리 농축수산물 애용 범 국민 캠페인' 큰 호응
문화투데이와 푸드투데이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우리 농축수산물을 추석선물로 애용해 줄 것을 호소하는 대 국민 캠페인을 전개했다. 캠페인은 지난 9월초 충북도청 앞에서 펼친것을 시작으로 전국의 중소도시 농수산물시장과 축제현장·지자체 등에서 10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국회 김교흥(인천서구갑), 윤재갑(전남 해남·완도·진도), 이종배(충주),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어기구(충남당진), 전혜숙(서울 광진구갑)의원 등도 함께 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으며 지자체에서는 최원철 공주시장,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유천호 강화군수, 정영철 영동군수, 이근규 전 제천시장 등이 참여했다.
또 산정푸드 원창분 대표, 뉴시니어 구재숙 대표, 제주소반 황백연 이사,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김진수 전 대구식약청장, 박희옥 전 부산식약청장, 이홍기 전 한농연초대회장, 유경배 한국전통떡류연합회장, 서해산업 김철규 대표, 김상철 충북노래방협회장, 정건범 농민배우, 가수 조승구씨 등 동참한 연인원만 500여명에 이른다.
이번 캠페인을 주관한 문화투데이 황창연 대표는 "문화투데이는 앞으로 소비자와 대·중소기업인들과 함께 이 같은 건전 소비운동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하림-동원 신산업 진출 '영토확장' 경쟁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식품전문기업에서 탈피하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매각 본입찰에 최종 입찰해 진검승부에 나섰다.
하림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이 HMM 인수를 통해 팬오션과 시너지를 노린다고 보고 있다.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인수할 경우 포트폴리오 다각화 뿐 만 아니라 해운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참치통조림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천억∼6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다.
이 외에도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을 유동화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동원이 HMM을 인수하면 항만(동원부산터미널)과 육상물류(동원로엑스)에 이어 해상운송까지 가져가며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HMM 채권단은 기업들의 재무 상태, 경영 능력, 해운사업 운영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