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은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난청은 뇌의 청각 담당 부위만이 아니라 치매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부위에도 미세한 구조 변화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보건연구소의 신경과학자 린다 매키보이 박사 연구팀은 난청이 뇌 측두엽에 있는 청각 담당 부위만이 아니라 전두엽에 있는 집행기능, 언어기능, 주의력을 담당하는 부위에도 미세한 구조 변화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한 노화 연구' 참가자 130명(평균연령 76.4세, 여성 65%)의 청력 검사와 뇌 MRI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난청 노인과 청력이 정상인 노인의 뇌 영상에서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가장 큰 연관이 있는 뇌 부위인 기억중추 해마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청각 손상이 어떻게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제이슨 워런 신경과학 교수는 난청과 치매가 연관이 있다는 것만 가지고는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쪽이 다른 쪽을 유발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난청과 치매의 연관성은 어느 것이 먼저냐는 '닭과 달걀의 문제'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난청 노인이 보청기를 이용하면 난청과 관련된 뇌의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억제하거나 되돌릴 수 있을까.
난청에 의한 뇌의 구조적 변화를 되돌리는 것이 가능한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노인의 노화·인지건강 평가'(ACHIEVE)에서 어떤 단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임상시험은 노인성 난청을 치료하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의 속도를 줄일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난청이 있으면 뇌가 말과 소리를 듣기 위해 더 힘들게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사고력과 기억력 같은 다른 뇌 기능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난청이 오면 뇌의 수축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