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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속에 박테리아가 산다

가정용·공용·실험실용에 사는 세균 서로 달라…정기적 청소·소독 필요

 

미생물은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강한 생존력을 지녔다. 산업혁명 후에는 해양 유출 기름이나 플라스틱 쓰레기,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인간이 만들어낸 극한 환경까지 서식지로 만들었다. 미생물이 정복한 이런 극한 환경 목록에 전자레인지도 추가됐다. 

    
스페인 발렌시아대 마누엘 포르카 교수팀은 과학 저널 미생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서 개별 가정용과 공용 공간용, 실험실용 전자레인지의 내부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25개 문 (bacterial phyla), 747개 속(genus)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자레인지는 현대 주방의 필수품이 됐지만 내부에 박테리아가 서식할 가능성이나 서식 미생물의 구성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이 연구에서 전자레인지 내부의 미생물 서식 여부와 미생물 군집이 음식물 상호작용이나 사용자 습관의 영향을 받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별 가정용 전자레인지 10대와 기업 센터 등의 공용 공간용 10대, 분자생물학·미생물학 실험실용 10대 등 30대 내부에서 샘플을 채취해 배양한 다음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을 통해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종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자레인지 안에는 25개의 박테리아 문(bacterial phyla), 총 747개 속(genus)의 박테리아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서식하는 3개 박테리아 문은 피르미쿠테스(Firmicutes), 액티노박테리아(Actinobacteria),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였다.

    
연구팀은 전자레인지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 구성은 가정용과 공용 공간용 전자레인지가 부분적으로 겹치지만, 실험실용 전자레인지는 매우 달랐고, 박테리아의 다양성은 개별 가정용 전자레인지가 가장 낮고 실험실용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아시네토박터(Acinetobacter)와 클렙시엘라(Klebsiella), 리조비움(Rhizobium) 속 등은 개별 가정용에서만 검출됐고, 엔테로박터(Enterobacter)와 자니박터(Janibacter), 테리바실러스(Terribacillus) 등은 공용 공간용에서만 발견됐다. 노노무라에아(Nonomuraea) 박테리아는 실험실용에서만 분리됐다.     

    
연구팀은 전자레인지 내부에서 서식하는 박테리아 균주를 확인한 것은 위생 측면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이들 균주가 강인한 특성이 있는 박테리아가 필요한 산업 공정에 활용된다면 생명공학 응용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대니얼 토렌트 박사는 "클렙시엘라, 엔테로코쿠스, 에어로모나스 속 등 가정용 전자레인지에서 발견된 일부 박테리아는 인체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전자레인지 사용 후에는 젖은 천으로 내부 표면을 닦아 잔여물을 제거하고 정기적으로 소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