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대전시와 충남도가 35년 만에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첫발을 뗐다.
대전시와 대전시의회, 충남도, 충남도의회는 21일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서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지자체가 통합하면 인구 36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90조원 규모의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하게 된다.
두 지자체는 지방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국가 사무나 재정 이양을 통해 연방국가 주(州)에 준하는 실질적인 권한과 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30여명 규모의 '행정구역통합 민관협의체'(가칭)를 구성한 뒤 통합법률안을 마련해 두 시도에 제안하기로 했다.
통합안 확정을 위해 대전 시민과 충남 도민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전까지 모든 절차를 마친 뒤 실질적인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국회 차원의 특별법 제정 등은 대구와 경북 통합 논의 과정에서 이미 공감대를 형성해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두 지자체는 기대하고 있다.
행정통합이 실현되면 대형 국책사업 및 투자 유치를 위한 두 지자체 간 소모적 경쟁이 줄어들고 자치단체 경계를 넘어선 교통망, 공공시설 구축 등 광역행정 수요에 긴밀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로 인한 주민 불편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의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과 인적자본이 충남의 제조업 기반 시설과 융합한다면 큰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지자체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1989년 대전시가 직할시 승격 후 충남도에서 분리된 지 35년 만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한뿌리에서 시작한 대전과 충남이 통합해 경쟁력을 갖추면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 추진 과정에서 시·도민들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가적인 현안을 지방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광역 단위의 행정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양 시·도가 통합하면 대한민국 최고 투자 유망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공감대가 없는 행정통합은 졸속 우려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철저한 준비 없는 성급한 통합은 오히려 지역발전에 독이 될 뿐이다"라며 "정치적 이해타산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충청권 4개 시도가 참여하는 '충청광역연합' 출범을 앞두고 반쪽짜리 통합을 선언한 것"이라며 "시도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주적 절차로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