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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코코아값 급등에 독일 부활절 토끼 초콜릿 생산 줄어

'코코아 벨트' 서아프리카, 이상기후에 해마다 흉작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해마다 급등하는 탓에 서양에서 부활절 선물로 주고받는 토끼 모양 초콜릿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독일 연방제과산업협회(BDSI)는 올해 부활절(4월20일)을 앞두고 생산한 토끼 초콜릿이 2억2천800만개로 작년보다 5.1% 감소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회원사 절반 이상이 생산량을 줄였다며 코코아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게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독일 매체 차이트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2023년 약 70%, 지난해는 약 160% 올랐다. 전 세계 물량의 4분의 3을 생산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병충해 영향으로 몇 년째 흉작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가나의 지난해 코코아 생산량은 1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마다 오르는 코코아 가격은 이미 초콜릿 완제품에 반영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 초콜릿 가격은 1년 전보다 14.6% 비쌌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초콜릿 시장이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코코아 벨트'로 불리는 서아프리카 지역 이상기후로 코코아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나에서는 2023년 병충해로 카카오나무 약 1천300만그루를 벌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심은 나무에서 코코아 원료인 카카오 열매를 수확하려면 길게는 5년이 걸린다.

 

유럽 업계는 코코아 대신 목화유 등 다른 원료로 초콜릿을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원자재 분석가 테드 조지는 "20∼30년 뒤에는 서아프리카에서 더 이상 코코아를 생산하지 못할 수 있다"며 "초콜릿 모양과 맛은 여전히 같더라도 함량이 줄고 질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활절에 토끼 모양 초콜릿을 주고받는 풍습은 토끼가 부활절 전날 밤 달걀을 숨겨놓는다는 옛 독일 민담에서 시작해 서양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다는 설이 유력하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설문에서 미성년자 자녀가 1명인 독일인 부모의 44%, 자녀가 2명이면 64%가 초콜릿 토끼를 선물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부활절 장삿속에 속이 텅 빈 초콜릿을 같은 무게의 보통 초콜릿에 비해 너무 비싸게 판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성탄절에 팔고 남은 초콜릿을 재가공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BDSI에 따르면 올해 생산한 부활절 토끼 2억2천800만개 가운데 절반 넘는 1억2천만개는 유럽 다른 나라와 북미·호주로 수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