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물가 상승으로 외식비도 만만치 않게 오르면서 대형마트에서 가성비가 우수한 포장 회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올해 1∼4월 회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최대 25% 증가했다. '연어·참치·광어' 등 매출 3대장이 인기를 끌면서 연간 수산물 매출에서 회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고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이마트는 지난 1∼4월 생선회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롯데마트에서도 회 매출은 올해 같은 기간 25% 성장했다.
홈플러스에서도 지난 3월부터 지난 6일까지 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선 지난해에도 생선회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8.9%, 10% 증가했다.
이처럼 매출이 늘면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서 회가 차지하는 비중도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이마트의 수산물 매출에서 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6.6%에서 2023년 27.5%, 지난해 29.0%, 올해 1∼4월 29.7% 등으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 수산물 매출에서 회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0%로 5%포인트 높아졌다. 홈플러스에서도 마찬가지다. 2023년 11%에 불과하던 회 매출 비중이 지난 6일 17%로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회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불황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외식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외식비가 올라 4인 가족이 횟집에서 식사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시대에 비용 부담을 우려해 상대적으로 싼 '마트표' 포장회를 사다가 즐기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회 매출 1∼3위 품목은 연어·참치·광어 순이다.
이마트에선 작년에 연어(16.0%)·참치·광어 순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 들어선 참치(16.3%)·연어·광어 순으로 고객 수요가 많다. 이마트는 참치 특화 매장 '참치정육점'을 2023년 연수점에서 시작해 현재 30호점까지 늘렸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선 올해 연어가 회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건강식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필렛(순살) 연어를 사용해 초밥이나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연어회는 다른 회와 달리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이들 '매출 3대장' 외에도 제철 생선을 회로 내놓는다.
봄(3∼4월)에는 남해안 도다리 어획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도다리회, 여름(5∼8월)에는 농어회(점농어)와 민어회에 주력한다. 가을(9∼11월)에는 전어, 겨울(12∼2월)에는 방어회가 '겨울철 별미'로 자리 잡았다.
대형마트들은 사전 계약이나 대량 매입으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싸게 회를 내놓는다. 방어의 경우 여름에 미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연간 단위 계약이나 대량 매입으로 안정적으로 물량을 조달한다고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회코너를 직영으로 운영해 전 점포의 회 품질 편차를 줄이고 가격 통제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강서·간석·의정부·센텀시티점 등에 활어 수조를 갖춘 '싱싱회관 라이브' 코너를 운영, 회·초밥·롤·무침류 등을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롯데마트는 작년 11월 사전 계약을 통해 50여톤(t)의 노르웨이산 연어를 환율이 오르기 전에 확보해 오프라인 최저가인 100g당 3천원대에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