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소아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이 엄마의 장내 미생물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 발병이 산모 장내의 특정 병원성 공생균(숙주와 공생하는 미생물)과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소아에서 유병률이 10∼20%에 달할 정도로 높으며, 일반적으로 생후 3∼6개월 사이에 발병해 생후 12개월 이내에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의 병리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피부 조직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 왔으나, 최근 들어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의 교란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신성 염증 질환이라는 증거들이 늘면서 관련 연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병원성 공생균인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속 일부 종이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에게서 비정상으로 많다는 점을 확인,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병원성 공생균이 실제 피부 증상을 유발하는 과정을 실험 쥐를 통해 확인했다.
해당 균을 임신한 모체의 장내에 주입한 결과, 모체와 자손에서 전신 염증이 관찰됐다.
이에 더해 모체에 식이섬유가 부족한 사료를 제공했을 때 자손에서 전신 염증이 증폭돼 피부 병변까지 유도된 모습이 확인됐다.
피칼리박테리움 병원성 공생균에 의해 유도된 모체의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식이섬유 결핍이 자녀에게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희남 교수는 "앞으로 인간 코호트(동일 집단)를 통해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결핍 식단이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아토피 피부염의 정밀 진단과 표적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29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