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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결칼럼 – 설날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중 하나인 설날이 양력으로 2월19일 이다. 정부에서 정한 휴일대로 하면 설날 전날부터 휴일로 정해져 있어 토, 일 까지 쉬면 5일간이나 쉬게 된다. 직장인들은 이에 월 화 만 휴가를 내면 그전 토요일부터 시작해 쉬기 때문에 거의 9일이나 여유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해외 여행객수가 작년 설에 비해 무척 많이 늘었다고 한다.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한 해의 첫날 전후에 치루는 의례 와 놀이 등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이다. 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 아침을 맞는 명절이다. 

삼국사기에는 백제에서는 261년에 설맞이 행사를 했으며 신라에서는 651년 정월 초하룻날에 왕이 조원 전에 나와 백관들의 새해 축하를 받았는데 이때부터 왕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례가 시작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설은 일제 강점기에 양력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강제적으로 쇠지 못하게 했으나 오랜 전통에 의해 별 실효가 없었다. 이러한 정책은 광복 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제도적으로 양력설에 3일씩 공휴일로 삼았으나 오히려 2중과세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까지 해 1985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정해 공휴일이 됐다가 사회적으로 귀향인파가 늘어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설날로 다시 정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날에는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하며 덕담을 나누는 풍습이 있다. 설날에 사당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 하고, 어른들을 찾아뵙는 일을 세배라 했다. 아이들이 입는 새 옷을 세장이라고 하고 이날 대접하는 시절 음식을 세찬이라고 하는데 세찬으로는 떡국을 먹었다. 설날 이른 아침에는 ‘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두는데, 이것을 복을 담는 ‘복조리’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새 옷을 갈아입는 날은 설날을 비롯해 단오, 추석 등 1년에 3일뿐이다. 이러한 명절날에 입는 옷을 특히 ‘비음’이라고 하는데, 이날 새 옷을 입는 것은 새로운 사회적 지위나 생활단계에 들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통과의례의 하나이다.

어른들은 설날 아침에 예복을 차려 입고, 사당이나 대청에서 4대 조상의 신주를 내어 모시고 차례로 차례를 지낸다. 그리고 성묘를 하고 돌아와서 떡국을 올리고 차례를 지낸 다음에 음복으로 함께 모여 비로소 떡국을 먹는다

차례와 성묘가 끝나면 이웃의 어른들께나 친구끼리도 서로 집으로 찾아 가서 세배를 하며 인사를 나눈다. 이때에 서로 나누는 말들을 ‘덕담’이라고 한다. 덕담의 표현은 시제를 항상 과거형으로 하는 특징을 갖는데 지금은 단지 덕담의 형식이 미래에 닥칠 일에 대한 축원으로 변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는 세배 돈을 주는 풍속이 전해오며 세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마련하는 음식을 세찬, 술을 세주라고 한다.

한편 설날 차례 상 차리는 것 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우리조상들의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이라서 종가 집 에서는 철저하게 이 규칙을 지키며 상을 차린다.

상의뒤쪽 1열에는 시접, 잔반(술잔, 받침대)을 놓고 떡국을 올리고 2열에는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두동미서(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3열에는 생선, 두부, 고기 등의 탕류를 놓고 4열에는 좌포우혜(좌측 끝에는 포, 우측 끝에는 식혜) 5열에는 조율이시(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순으로 놓음)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의 법칙대로 상을 차린다.

차례 상 준비 시 유의할 점은 복숭아와 삼치, 갈치, 꽁치 등 끝에 '치'자가 든 것은 쓰지 않는다. 그리고 고추가루와 마늘 양념을 사용하지 않으며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쓴다.

차례의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이 지방 쓰는 법이다. 제사를 지낼 때 부모 한쪽이 생존해 있을 경우는 단독으로 지내니 한 분만 쓴다. 그런데 두 분 다 돌아가셨으면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쓰고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쓴다.

최근에는 한글로 지방을 ‘어머님 신위’, ‘아버님 신위’ 등으로 간단하게 쓸 수도 있고, 한자의 우리말 표기만 써서 ‘현고학생부군신위’와 같이 쓰기도 한다.

차례지내는 방법으로는 첫째 ‘강신’ 제주가 향을 피운다. 집사가 잔에 술을 부어주면, 제주가 모삿그릇에 3번 나누어 붓고 두 번 절한다. 둘째 ‘참신’ 기제사와 달리 제주가 직접 상위의 잔에 바로 술을 따른다. 셋째 ‘삽시정저’ 떡국에 수저, 시접에 젓가락을 정돈한다. 넷째 ‘시립’ 일동이 잠시 동안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공손히 서 있는다. 다섯째 ‘사신’ 수저를 거둔다. 뚜껑이 있다면 덮고 일동이 두 번 절하고 지방과 축문을 불사른다. 여섯째 ‘철상’ 상을 치우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음복기제사와 같다.

설날, 우리 민족은 다양한 놀이로 새해의 희망의 정표로 삼으며 새로운 도약을 꿈꿨는데 윷판을 놓고 각각 윷을 던져 나온 결과대로 말 네 개 를 진행시켜서 최종점을 통과하는 편이 이기는 ‘윷놀이’와 널 양끝에 한 사람씩 올라와서 줄을 잡고 천천히 뛰기 시작하는 ‘널뛰기’로 널 가운데 한 사람이 앉아 널을 널 받침 위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해줘야 하며 가장 높이 뛴 사람이 이기거나 힘껏 굴러 상대편을 떨어뜨리면 승리하는 놀이다.

그리고 누구의 팽이가 오랫동안 도는 가를 시합하는 ‘팽이치기’와 출발선에서 팽이를 치다가 잘 돌고 있다고 인정될 때 팽이를 한껏 쳐서 누구 것이 멀리 나가 돌고 있는가를 시합하는 ‘팽이멀리보내기’ 팽이를 돌리다가 상대방의 팽이에 부딪치게 하여 쓰러뜨리는 ‘팽이 쓰러뜨리기’ 발로 제기를 차서 많이 튀기는 ‘제기차기’ 등이 있다.

이처럼 설날은 우리민족의 지혜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일 년의 첫날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의 새해 민속 절 행사는 거의 비슷하다. 무엇보다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첫날이므로 덕을 쌓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여 한해의 시작에 조심스런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국민소득 1인당 2만불 시대가 넘어섰다고 해서 조상들의 제사를 등한시 하지 말고 조상들을 위한 차례나 기제사만큼 은 꼭 지내고 떠났으면 좋겠다. 잘 사는 사람들의 집안 산소를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정돈이 잘 돼있다. 그렇게 극진히 조상들의 묘에 신경을 쓰니 자손들이 잘되는 것이다.

영혼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평소 하는 것 처럼 1년에 몇 번 안 되는 제사나 차례를 잘 지냄으로 후손들이 풍요롭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우리의 국민들도 요즘 무척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든 일 이라도 힘을 합하면 못 이룰게 없다. ‘백짓장도 맞들면 낳다’ 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서로를 격려하며 한마음으로 통일한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양띠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