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국민의힘이 다선의원에게 불리한 공천 심사 방안을 발표하면서 '충북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현역의원들의 힘겨운 집안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첫 회의를 마치고 당무감사 결과 30%, 컷오프 조사 40%, 기여도 20%, 면접 10%로 계산한 교체지수를 통해 현역의원 '물갈이'를 예고했다.
권역별로 교체지수가 하위 10%에 든 의원은 컷오프된다.
하위 10∼30%에 해당하는 의원들은 경선행 티켓을 쥐게 되지만, 경선 득표율이 20% 감산 되는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
충북은 대전·충남과 함께 2권역으로 묶인 가운데 현역의원 11명 중 1명이 컷오프, 2명이 20% 감산 페널티 대상이 될 전망이다.
충북 내 국민의힘 소속 현역의원은 청주 상당 정우택(5선), 충주 이종배(3선),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3선), 제천·단양 엄태영(초선) 의원 등 모두 4명이다. 이 가운데 3명(75%)이 3선 이상 다선 의원이어서 경우에 따라 대폭 물갈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들은 하위 10%에 들면 컷오프 대상이 돼 출마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고, 컷오프 위기를 면하더라도 쉽지 않은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차원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교체지수와 관계 없이 경선 득표율이 15% 감산 되는 페널티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우택·이종배·박덕흠 의원이 이 대상에 들 수 있다.
정우택 의원 측은 상당에서 세 차례 당선했지만, 마지막은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의 중도낙마로 치러진 재·보궐선거였기 때문에 2.5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박덕흠 의원 역시 20대 총선부터 선거구 개편으로 남부3군에 괴산군이 새롭게 편입된 만큼 2.5선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종배 의원과 함께 다선 페널티를 감수해야 하고, 만약 교체지수까지 하위 10∼30%에 해당하면 경선 득표율 감산을 이중으로 적용받아 최대 35%까지 페널티를 받게 된다.
게다가 양자 구도로 경선을 치를 때 경쟁자가 청년(15%) 또는 정치신인(7%) 가점을 받으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다만 당원 20%, 일반국민 80% 비율의 여론조사로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이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역·다선 의원들은 다소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선거 때마다 현역에 유리한 공천룰은 없었다"면서 "이번 공천룰은 격차 해소, 즉 약자에 속하는 훌륭한 인적 자원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