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국내 대표적인 식품 기업들이 러시아에 모여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판로 확대에 나섰다.
3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홀리데이인 타간스키 호텔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개최한 K푸드 수출상담회에는 14개 한국 기업이 참여해 7개국 30개 대형 유통기업과 750만달러(약 104억원) 규모 상담 실적을 올렸다.
CJ, 오뚜기, 농심, 삼양, 대상,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오리온, KGC, 동서식품, LANIX, 영풍, 다정 등 국내 기업은 라면, 과자, 김치, 홍삼, 음료, 주류 등 각사 주력 상품을 선보였다.
소셜미디어에서 매운 음식 챌린지로 세계적으로 입소문을 탄 불닭볶음면과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떡볶이와 소주도 관심을 받았다. 러시아·CIS 지역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진라면 치킨맛' 등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제품도 눈에 띄었다.
러시아에서는 최대 규모 식품체인 X5그룹을 비롯해 마그니트, 오샨, 유로스파 등 18개 유통업체가 참여했다. 카자흐스탄 4개, 벨라루스 3개, 아제르바이잔 2개,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조지아에서는 1개 업체씩 참가했다.
러시아에서 대규모 한국 식품 수출상담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나서고 한국이 서방 제재에 동참하며 한러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런 행사가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aT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 식품 기업이 러시아를 넘어 CIS 전역으로 판매망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류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한 빈자리를 한국 제품이 채우는 경우도 생기면서 모스크바의 웬만한 대형 마트에서는 한국 라면, 과자, 만두, 김 등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컵라면 도시락과 초코파이는 러시아의 '국민 식품'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디서나 살 수 있다.
한국이 러시아의 '비우호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러시아·CIS에 대한 한국 식품 수출은 증가해 이 지역 농림수산 식품 수출액은 2022년 3억9천651만달러에서 2023년 4억6천191만달러로 16.5% 늘었다.
CIS 최대 규모 유통업체 마그니트의 악사나 아르튜호바 수입총괄부장은 "라면, 음료, 김치, 냉동식품 등 한국 식품에 관심이 많다"며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려 한국 신제품 정보를 많이 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