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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룟값은 오르고 도매가는 내려…'뿔난' 한우농가 단체행동

7월 3일 국회 앞서 한우 반납 집회…한우법 제정·자금 지원 촉구

 

[문화투데이 김용정 기자] 한우 생산비는 올랐지만, 한우 도매가격이 내려가면서 농가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우농가 지원을 위한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한우법)까지 폐기되자, 한우농가는 이에 반발하면서 다음 달 3일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우 농가들은 집회를 열고 국회와 정부에 한우법 제정, 사룟값 인하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30일 통계청의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비육우(고기 생산을 위해 기르는 소)의 마리당 순손실은 142만6천원으로 1년 전보다 73만6천원(106.8%) 늘었다.

    
한우 번식우(새끼를 낳기 위해 기르는 소) 순손실 역시 지난 2022년 40만9천원에서 지난해 127만6천원으로 86만7천원(211.9%) 늘어났다.

    
사료비와 자가 노동비 등 생산비 상승과 한우 판매 가격 하락이 더해져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우 도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이 같은 한우농가 경영난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우 수급 상황을 '안정-주의-경계-심각' 네 단계 중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평가하면서, 즉시 수급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심각 단계는 수급 불균형으로 농가 소득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뜻한다.

    
농경연 관계자는 "수급 안정을 위해 암소 감축 등 사육 규모를 조절하고 한우 소비 촉진 사업을 병행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경연은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가 97만5천마리로 작년보다 4.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공급 과잉에 따라 지난 달 한우(거세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1만6천846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0% 내렸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올해 한우 비육우 마리당 순손실이 200만원으로 지난해(142만6천원)보다 40.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우농가 지원을 위한 한우법이 마련돼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폐기됐다.

    
한우법은 정부가 5년마다 한우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세우고, 한우 농가에 도축·출하 장려금과 경영개선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게 한 법안이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종 간 형평성 논란, 입법 비효율 등의 문제를 들어 한우법 제정을 반대하면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고 한우법 제정 대신 축산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우법 제정이 무산되면서 한우농가는 반발하고 있다.

    
한우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2년여간 10만 한우농가가 들인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며 "허탈하고 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프랑스산, 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까지 앞두고 있어 한우농가가 위기를 느끼고 있다.

    
유럽산 소고기는 소해면상뇌증(광우병·BSE) 발생으로 2000년부터 수입이 중단됐지만, 이후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수입을 재개하는 추세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다음 달 3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1만명 이상이 모여 한우 반납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한우법 제정과 한우 암소 2만 마리 시장 격리, 사룟값 즉시 인하, 사료 구매 자금 상환기간 2년 연장,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지원 등을 요구하며 한우 반납과 임원 삭발식 등을 진행한다.

    
한우 반납 집회는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소 한 마리 출하마다 200만원 이상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우산업은 마땅한 보호 장치 없이 속수무책 무너지고 있다"며 "더 이상 축사에 있을 수 없어 소를 끌고 아스팔트 위로 나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