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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마에 상추 등 채소·과일 가격 줄줄이 인상

상추 56%·깻잎 11.6%·시금치 18.2% 올라…"침수로 공급량 줄어"
정부 "피해 규모 크지 않아 수급 영향 제한적…공급 회복 총력"

 

[문화투데이 김용정 기자]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장마철 침수 피해로 상추 등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밥상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농가와 유통가에선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와 같은 계절적인 요인에 장마가 끝나면 농산물 가격이 본격적으로 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장마철 농산물 가격 오름세는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정도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공급량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밥상 물가 상승을 조기에 차단할 방침이다. 

    
21일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2천107원으로 1주일 만에 56.3% 올랐다.

    
이는 한 달 전의 891원보다 136.4% 비싸고, 1년 전보다 16.5% 높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48.5% 비싼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추는 가락시장 반입량의 절반 이상을 재배하는 충남 논산, 전북 익산에 침수가 발생하면서 이달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추와 함께 대표적인 쌈채소인 깻잎은 100g에 2천55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3% 올랐다. 이는 1년 전보다 11.7%, 평년보다 31.6% 각각 오른 수준이다.

    
깻잎 가격은 가락시장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충남 금산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랐다.

    
시금치는 100g에 1천675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5% 상승했다. 시금치도 평년보다 53.5%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풋고추는 100g에 1천508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3%, 1년 전보다 27.3% 각각 상승했다. 배추(한 포기·5천92원)와 열무(1㎏·4천404원)도 1년 전보다 각각 24.0%, 22.3% 올랐다.

   
일부 농가에서 침수 피해를 본 과채류 가격도 1주일새 상승세를 보였다.

    
수박은 1개 2만1천736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7.5% 오른 수준이다.

    
참외(10개·1만5천241원)는 1주일 전보다 13.9% 올랐고, 평년보다 5.6% 비싸다. 

    
토마토(1㎏·4천799원)는 1주일 전보다 2.5%, 평년보다 14.1% 올랐다. 

    
다만 수박과 참외, 토마토 가격은 1년 전보다는 각각 1.7%, 6.5%, 6.3% 떨어졌다.

    
일각에선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 등 이상 기후에 따른 불확실성에 채소 가격이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관계자는 "반복되는 폭우와 폭염에 채소 생육도 악영향을 받지만, 출하 작업 인력의 절대적인 작업 시간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상추와 깻잎은 수확과 출하 과정에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간다"며 "올해 장마는 농가에 유난히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도 정체전선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장마 후 고온이 지속될 경우 채소류 생육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제는 이 같은 이상 기후로 밥상 물가가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마철 잦은 호우는 생육 여건 악화, 병충해, 출하 작업 부진 등의 원인"이라며 "산지 출하가 불안정해지고 공급이 급감하면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마 영향으로 병충해가 발생하면 과일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는 잿빛곰팡이병, 탄저병 등 병충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농협 한 관계자는 "조생종 사과의 경우 올해 냉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가격이 안정되고 있지만, 추후 중·종생종이 나오는 시기에 병충해 등 변수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선 장마철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만큼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상 기후로 특정 품목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체감 물가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근원물가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채소류의 경우 이달 호우로 깻잎 재배 면적의 9%(100㏊), 참외 5%(258㏊), 상추 5%(137㏊), 수박 2%(192㏊) 등이 침수됐으나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농식품부는 채소 등 농산물 공급량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밥상 물가 상승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매일 회의를 열어 농작물 품목별 주산지의 피해 상황과 복구 계획, 병해충 방제, 농가 현장 기술지도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손해 평가를 조속히 마치고 재정식(재파종)을 지원해 농산물 수급을 조기에 안정시킬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마 피해가 발생한 직후 농촌진흥청 기술 지원과 농협의 무이자 자금 지원 등 대책을 동원해 공급량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품목의 경우 주산지에 호우가 집중돼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올랐지만,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