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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군군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

신득상 강화군 전 군의회의장

지난 4년간의 강화군의회 의장 생활을 마치고 오롯이 나의 건강을 살피며 그저 한가롭게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변화를 즐기며 호연지기의 마음으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봄 갑작스런 유천호 강화군수의 별세 소식은 강화군청과 떨어져 지내고 있던 나조차 마음을 바쁘게 했다. 정치인으로서의 나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던 것이었다. 


그동안의 정치 인생이 길어서인지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출마를 생각하는 이들이 나에게 자문을 구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참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었지만, 차마 당사자 앞에서 못했던 그 말을 이 지면을 빌려 하고자 한다.


20여명이 군수 후보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강화군 발전에 대한 그들의 열망이라고 인정해 주고 싶다. 법이 정한 자격만 있다면 피선거권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군 선거에는 특이점이 있다. 매번 선거에 출마만 하는 인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본인들이 나섰던 선거에서 당선이 되어도 낙선이 되어도 매번 다른 선거에 출마한다. 또 다른 욕심을 내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군의원이 되고자 했다가, 시의원이 되고자 했다가, 국회의원이 되고자 했다가, 이번에는 강화군수가 되고자 선거마다 등장하는 그 선거꾼들이 또 들썩이고 있다. 


군민이 맡겨준 소임이 있다면 그 소임에 충실하고, 낙선의 아픔이 있었다면 그 자리조차 군민이 허락하지 않았던 이유를 잘 살펴 노력하고 다음을 노리는 것이 맞지 않는가?


선거 출마가 직업인가?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진심으로 강화군의 발전을 위해 선거에 출마하는 것인가? 정치인으로서 그저 어떤 자리 하나 차지하면 그만인가? 아니면 또 다른 욕심으로 지금 자리는 성에 안차는 것인가? 


본인의 역량과 강화군에 대한 본인의 비전이 군의원이 맞는지 시의원이 맞는지 아니면 국회의원이 맞는지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 어떤 자리라도 상관이 없다면 본인의 그릇과 역량에 맞는 자리를 향해 유권자의 한 표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군군신신 부부자자라는 말이 있다. 공자의 이 말은 맡은바 본인의 역할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본인의 역량에 맞는 각자의 자리에서 강화군에 대한 본인이 가진 비전이 어떤 직책으로 가능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모두들 자기 그릇에 맞는 군민이 허락한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2024년 여름이 시작되며 요란한 빗소리와 바람으로 강화군 이곳저곳에 상처가 많은 듯하다. 이곳저곳 사고 소식이 들릴 때 마다 왜 진작 이런 위험한 상황을 감지하지 못했을까 하는 탄식뿐이다. 


기존의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상처를 고스란히 지금 우리 군민들이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구축한 시스템으로 예측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재난이었는지는 한번 따져봐야 한다. 


수십 년간 강화군민들의 발이었던 3000번 버스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기존 정치인들에게 무엇을 바랄 것인가.


앞으로 100년 강화군의 미래를 살펴볼 때 강화군의 새로운 미래에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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