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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충북도, 동물위생시험소 초지에 파크골프장 조성 '논란'

가축들 이사 멀었는데…9월까지 축산시험장에 36∼45홀 건설
수요·경제성 검토 부족 논란 속 金지사 선거용 선심사업 비판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충북도가 산하 동물위생시험소 내 축산시험장을 옮기기도 전에 이곳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청주의 파크골프장 추가 조성이 시급한 일인지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사육동물들의 보금자리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모양새여서 주 이용객인 60∼70대를 겨냥한 김영환 지사의 선거용 사업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 내수읍 구성리에 있는 동물위생시험소 축산시험장 부지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시험장 초지 13만㎡ 가운데 약 5만㎡(1만5천평)를 활용해 오는 9월 준공을 목표로 36∼45홀 규모의 파크골프장과 편의시설, 주차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해당 초지의 재산관리권은 벌써 동물위생시험소에서 도청 체육진흥과로 이관됐다.도는 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사업비 47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파크골프장 조성은 축산시험장 이전을 염두에 둔 사업이다.

 

현재 축산시험장은 소와 돼지, 닭 등 1천200여 마리의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도는 축산시험장 초지 규모가 타 시도의 19%에 불과해 사료 자급률이 낮고, 도심 팽창에 따른 민원 제기도 잦아 지난해 이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했다.

 

용역을 토대로 구체적인 이전계획이 수립되면 정부 부처 승인과 예산 확보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전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축산시험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전에 파크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3배 이상 넓은 초지를 확보하기 위해 축산시험장 이전을 검토하면서 '기존 초지 절반 가까이에 파크골프장을 만들고, 사육동물들을 위해서는 대체사료 구매량을 늘리겠다'는 충북도의 계획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최근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의 수요가 늘어났고, 축산시험장 부지는 교통 접근성 등이 좋아 전국대회 유치 등도 가능하다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전 수요나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해야 할 만큼 파크골프장 조성이 시급한 사업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뒤따른다.

 

청주에는 이미 청주시가 조성한 파크골프장 4곳이 있고, 2곳을 더 만들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162홀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문제도 거론한다.

 

이렇다 보니 노년층 표심을 의식한 김 지사의 선심성 사업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충북도의 명확한 목적을 떠나 사업비 확보 과정은 험로가 예상된다.

 

도의회가 추경 심사 때 시급한 사업인지 등을 꼼꼼히 따지겠다며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 도의원은 "축산시험장 이전 부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부지를 활용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더욱이 기초단체가 할 사업을 왜 충북도가 나서서 이렇게 서둘러야 하는지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