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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뷰티' 세계 2위 수출국 넘본다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미국·유럽·중동·중남미까지 영토 확장
글로벌 생산·유통에 성장 가속…정부도 자금·수출 컨설팅 지원

 

[문화투데이 황재연·구재숙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K뷰티'(한국 화장품)가 큰 폭의 수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수출 대한민국호(號)'를 끌고 갈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 세계 화장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프랑스,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내 화장품 시장에서는 'K뷰티'가 고급 화장품의 대명사인 프랑스산을 제치고 수입 1위에 올랐다.

 

수출 시장도 다변화했다. 과거 중국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전통적 수출 대상국을 넘어 중동·남미까지 영토를 확장 중이다.

 

자동차, 반도체 등과 같이 대기업 주도 수출과 달리 중견·중소기업 규모의 신진 기업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런 시장과 기업의 다변화로 올해 K뷰티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화장품 수출 2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K뷰티의 성장은 숫자로 나타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달 3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55억(한화 약 7조6천26억원) 달러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4.8% 증가했다.

 

연간 수출액은 ▲ 2021년 92억 달러 ▲ 2022년 80억 달러 ▲ 2023년 85억 달러 ▲ 2024년 102억 달러였다. 중국 시장의 침체로 하락한 2022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증가세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성장 규모가 2023년 -7.5%, 지난해 8.1%로 출렁일 때도 화장품은 같은 기간 각각 6.3%, 20.3%로 성장 가도를 달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가 232억 5천823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111억 9천858만 달러, 그 뒤에 바짝 붙어 101억7천731만 달러를 수출로 거둬들였다. 올해 미국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서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지나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점도 긍정적 대목이다.

 

최근 화장품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23년 34.7%(14.1억 달러), 지난해 25.2%(12.1억 달러)로 낮아졌다가 올해 상반기 19.6%(10.8억 달러)로 처음 10%대로 떨어졌다.

 

반면 올해 상반기 미국과 일본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7.7%(1억5천만 달러), 15.7%(7천만 달러) 증가했다.

 

미국과 일본 화장품 시장에선 한국산이 수입 1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K뷰티의 대미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천억원)로 프랑스(12억6천300만 달러·약 1조8천억원)를 넘어섰다. 캐나다·이탈리아·중국·멕시코·영국·일본 등도 뒤를 이었다.

 

우리 화장품 수출은 유럽에서도 폴란드(133.8%·1억5천만 달러), 영국 (46.2%·1억 달러), 프랑스 (116.1%·7천만 달러), 에스토니아 (88.6%·3천만 달러)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아랍에미리트 69.4%(1억2천만 달러), 쿠웨이트 90.6%(100만 달러), 멕시코 138.3%(200만 달러), 브라질이 98.7%(200만 달러) 등으로 중동·중남미까지 수출 증가가 이어졌다.

 

전 세계 소비자의 눈길을 끈 주요 배경은 이미지보다 '품질'이라는 게 업계의 한목소리다.

 

한류 스타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이미지 마케팅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체 기술력과 생산력까지 갖춘 제조자개발생산(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기업들이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대표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적 흐름을 분석하고, 맞춤형 기능성 화장품 등을 소량으로도 생산해 소규모 기업들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도왔다.

 

CJ올리브영과 같은 유통 플랫폼도 K뷰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해 기준 올리브영은 월 2천400개 브랜드를 유통했는데 이 중 80% 이상이 중소·신생 브랜드였다.

 

글로벌몰(Global Mall)이라는 플랫폼으로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150여 개국에 직배송이 가능해 해외 소비자와 거리를 좁혔다. 올리브영의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2년 2조7천800억원에서 2023년 3조9천억원, 지난해 4조7천900억원으로 매년 1조원 이상씩 뛰었다.

 

화장품 수출은 규제를 포함한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외국 시장을 뚫는 데 정부 지원도 필수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5월 미국 관세 조치 대책으로 ▲ 특화된 상담·대응체계 마련 ▲ 신시장 진출 3대 역량 강화 ▲ 수출 유망기업 발굴·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한 후속 성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달 끝난 3대 세계 화장품 전시회 중 하나인 '코스모프로프 노스아메리카 라스베가스'에 70여개 중소 화장품 업체의 참가를 지원했다.

 

3일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세계 화장품 전시회에는 바이어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하려는 화장품 기업의 참가 경쟁률이 높다"며 "성공적인 수주를 위해 부스 설치나 물류, 통역 등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국내외 화장품의 규제 정보와 수출국별 인허가 절차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화장품 글로벌 규제 조화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