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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대 '젊은 어르신' 노후 불안 극심

보고서 "저축 목표 불분명하고 IRP 이해 못 해…금융사 적극 대응 필요"

 

[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스마트폰 등 트렌드 적응이 빠른 국내 50대∼60대 '퍼레니얼' 연령층이 노후 대비와 관련해선 여전히 남몰래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어 금융권의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퍼레니얼(perennial)은 '오래 성장하는 존재'란 뜻의 영단어로, 모바일 뱅킹과 AI(인공지능) 등 새 문물을 잘 익히고 육체적·지적 활동이 활발한 어르신을 가리킨다.

    
하나금융연구소 윤선영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베이비부머와 386세대 등 은퇴를 앞둔 '프리시니어'(예비 시니어)는 퍼레니얼 명칭에서 보듯 노년층이란 고정관념을 탈피해 새 세대 역사를 쓰고 있으나, 노후를 매우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이처럼 진단했다.

    
윤 위원에 따르면 프리시니어는 10명 중 8명이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저축을 하고 있으며, 이 50·60대가 보유한 자산은 국내 총 순자산의 절반에 육박해 '국부(國富)의 중추' 역할을 한다.

    
또 생각이 유연해 부동산 자산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려는 성향이 강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자산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 새 재테크 도구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렇게 강점이 많은 퍼레니얼들도 고충이 크다.

    
윤 위원은 특히 이들이 저축을 많이 하지만, 이 돈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세부 목표가 불분명해 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여러 지출 항목에 따라 돈을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저축하다 보니 쉽게 지치고, '목표치보다 저축량이 부족하다'는 생각까지 겹쳐 걱정을 키운다는 얘기다.

    
또 노후에 나올 고정 소득이 얼마인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기회가 적고, 이 세대는 부동산 자산 비중이 아직 통상 70%가 넘어 앞으로의 현금흐름을 예측하기가 까다롭다.

    
윤 위원은 "이들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같은 연금 상품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일시에 목돈을 예치하고 고정 소득을 확보하는 즉시연금이나 자산을 금융사에 맡겨 수익과 상속을 함께 준비하는 신탁의 활용도가 5%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상품 제안(오퍼)은 퍼레니얼이 아니라 과거 금융·디지털 약자로 인식됐던 시니어 중심으로 설정됐다"며 "상품 제안 방식도 연금 따로, 신탁 따로 식이라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결책으로는 금융사가 퍼레니얼의 눈높이에 맞춰 노후 자금 목표를 세세히 안내해주는 안이 제시됐다. 예컨대 생활비, 여유자금, 의료·요양비용, 가족부양금 등 용도를 나눠 고객이 직관적으로 각각 얼마나 돈이 준비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 상품 제안도 여기에 따라 해야 한다. 항목별 필요액에 따라 IRP, 주택연금, 신탁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부동산 비중을 낮추는 전략과 연계해 설득력을 높이고 상품 중도해지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위원은 "이런 소통은 주로 디지털 채널을 통해 많이 이뤄지는 만큼 생성형 AI(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AI)의 도입이 큰 도움이 된다"며 "프리시니어를 겨냥한 금융계의 노력이 정착하면 MZ세대 같은 젊은 층도 관심이 커져 노후를 더 열심히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