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이 단식농성을 벌이며 추진한 정원도시박람회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세종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민생예산 우선과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박람회 개최를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세종시의회는 25일 제94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시비 65억3천600만원과 국비 76억8천800만원 등 142억2천400만원을 문화관광재단에 이관해 정원도시박람회를 개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출연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가 표결을 통해 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산업건설위원회의 내년도 본예산안 심사에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 65억3천600만원이 전액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의 반대로 정원도시박람회를 2026년 봄 개최에서 가을로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박람회 개최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최 시장은 이날 시의회의 동의안 미상정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시 내부에서는 앞으로 집행부의 예산 편성권을 원칙대로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 예산을 삭감한 뒤 다른 항목을 증액하는 방식으로 편성하는 이른바 '의원 재량 사업비'를 전면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최 시장은 이날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무산 절차를 밟고 있는 정원도시박람회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시의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집행부의 계획이 미진해 보일 수 있더라도 시장이 일할 기회를 빼앗기보다는 성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의회가 생각이 다르더라도 시장의 고유 권한인 행정을 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