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0대 국회의원선거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1번을 배정받으면서 국회 입성이 사실상 확실시 됐다. 김 전 처장이 국회 입성하는 순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치적 위상변화에 대한 방아쇠를 당기는 첫 신호탄이 된다.
김승희 전 처장은 22일 발표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서 11번을 배정받았다. 김 전 처장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출마를 위해 지난 12일 식약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역대 투표결과를 추정해보면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권은 20번 전후로 김 전 처장의 국회 입성은 거의 확실시 된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치뤄진 19대 총선에서도 당시 비례대표로 25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바 있다.
김 전 처장의 국회 입성과 동시에 4.13 총선이후 개원되는 20대 국회에서 식약처의 위상과 역할, 영향력을 기대할 만하다는 게 관련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전 처장은 국회 입성 후 상임위로 보건복지위원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국립보건안전연구원 보건연구관 출신으로 국립독성연구원 생명공학지원과장, 독성연구부장 등을 맡았으며 생물의약품국장, 국립독성과학원장,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낸 뒤 식약청 차장, 식약처 2대 처장을 역임했다. 식품.의약품 관리 당국에서 25년간 일해온 식품약리 분야 전문가다.
2008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식약청 국장에 올랐으며 2009년에는 식약청 산하기관인 국립독성과학원장을 맡아 역시 식약청 최초의 여성 원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를 제일 반기는 곳은 식약처다. 김 전 차장이 25년간 식품.의약품 당국에서 오랜 시간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보건복지부 산하 외청으로 설립됐던 식약처는 지난 2013년 3월 독립부처로 승격돼 위상과 기능이 대폭 강화됐지만 정책수행 과정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처로 승격된 이후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수축산물 위생안전 분야의 기능과 조직이 식약처로 이관됐고 복지부가 가졌던 식품안전 정책 부문도 식약처로 이관돼 일원화됐다. 그러면서부터 농식품부, 복지부와 식약처 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는 상당했다. 주도권을 쥐려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는 것이다.
김 전 차장의 국회 입성으로 식약처의 정치적 위상은 크게 달라진다. 식약처 내부 사정에 정통한 김 전 처장의 입법권, 발언권 등 정치적 위상 측면에서 식약처의 외연이 크게 확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 내부 분위기를 가장 잘 아는 김 전 처장이 국회의원이 됨으로써 식약처가 식품안전관리컨트롤타워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데 많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승 초대 처장과 이희성 전 식약청장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