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약주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국순당(대표 배중호)의 백세주가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 사용을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승희) 조사가 진행, 일부 창고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백세주에 이엽우피소가 사용 됐다면 전통주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식약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4월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되자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는 전국 256개 식품제조가공업체와 44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의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시행했다.
이 조사 과정에서 국순당 창고에서 올해 사용 목적으로 들어온 지난해 12월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됐다. 지난해 이전 원료에 대해서는 검사를 진행 할 수는 없었다고 식약처 관계자는 전했다.
국순당 측은 2012년에는 백세주에 백수오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고 같은 해 말부터 농장에서 직접 구매해 사용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2년 출시된 백세주의 주성분은 백미(국내산)와 전분(수입산)으로 이외에 백수오를 비롯해 오미자, 구기자, 산사자, 맥문동, 진피, 홍삼, 감초, 수국 등이 들어 있다. 국내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를 제조.수입하는 자는 주류의 용기나 상표에 주류 종류, 원료의 명칭 및 함량, 원료 원산지, 제조일자 및 면세여부, 유통기한 등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주류 원료 중 배합 비율이 가장 높은 주된 원료에 대해서만 생산지나 국가를 표시해 소비자들이 국순당 백세주 제품에 포함된 백수오가 국내산인지 중국산인지 확인이 불가하다.
국순당은 지난 2007년에도 이엽우피소로 한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07년 3월 29일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한국생약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영주농업협동조합, 충북농업기술원, 영주백수오작목반에서 진행한 '백수오 현안에 관한 협의회 결과 보고'에 따르면 경북 영주 지역에서 2001년도부터 생산된 백수오의 95% 이상이 이엽우피소이며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이엽우피소를 백수오의 원식물로 생약규정집에 수재할 것을 식약청에 건의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당시 이엽우피소는 15년 전에 민간에서 도입해 주로 영주지방 작목반에서 재배되고 있었으며 일부는 식품 및 주조용으로 판매, 주로 국순당 백세주에 사용됐다.
영주농업협동조합은 이엽우피소를 15년여 동안 국순당에 납품했고 식품으로 가공 판매했으나 독성 문제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진짜 백수오는 전량 내츄럴엔도텍에서 제천, 금산농가들과 계약재배해 일괄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외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또한 백수오에 비해 재배기간이 짧고 가격도 백수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농가에서 이엽우피소를 백수오 대신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엽우피소는 간독성·신경쇠약·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에 식약처는 2008년부터 식품원료로서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국순당 백세주에서 이엽우피소가 실제 검출된다면 국순당은 금지 식품원료를 사용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순당이 백세주에 사용한 이엽우피소 분말이 극소량이면 완제품에서 검출이 안될 수도 있다"며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전통주 시장이 더욱 위축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국순당의 지난해 매출액은 919억원이며 백세주는 국순당의 연간 매출 비중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