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폭우와 폭염 등 기상재해로 농작물 생육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생산·공급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 농축산물은 작년 동기 대비 0.6% 하락(전월 대비 3.0% 하락)해 안정적인 상황이다.
특히 채소류는 배추·무 봄 작형 생산량 증가, 양파·마늘 2025년산 공급량 증가 등으로 이달에도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7∼10월 출하하는 여름배추는 폭염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이 급격하게 변동하고 재배(의향)면적이 지난해보다 약 9%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특히 8∼9월에 공급량 감소 폭이 커질 우려가 있다.
농식품부는 8∼9월에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을 더 심는 농가를 대상으로 수매계약을 미리 체결해 약 4천t(톤)의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예비묘 250만주를 준비해 기상재해, 병해충 피해 등이 발생할 때 신속히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배추 2만3천t, 무 7천500t 등 정부 가용물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비축해 수급 불안기와 추석 성수기 등에 공급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이런 비축량은 7∼9월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30∼50% 이상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한 양파는 3만t을 사들이고 품질이 낮은 양파 출하는 억제하며 출하를 늦춰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사과·배 등 과일류 공급은 안정적이다. 산불 피해와 저온·우박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산불로 직접 피해를 본 사과 재배면적은 473ha로 전국 재배면적의 1.4% 수준이고, 저온 등 기상재해 피해도 미미해 생육 상황을 고려하면 평년 수준의 생산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박 피해 등으로 상품(上品) 비율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농식품부는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기상재해에 대비해 생육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현장 기술지도를 통해 품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축산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공급 과잉과 할인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면서 수급 상황은 대체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우(등심 1등급) 소비자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상승했으나 평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돼지고기는 환율 상승 등으로 1분기 수입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이나 하반기에 돼지 도축 마릿수가 늘면 가격이 안정화할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농식품부 설명에 따르면 닭고기는 수입업체가 2~3개월분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어 브라질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국내 수급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계란은 3월 하순부터 산란계의 소모성 질병 발생으로 생산성이 하락해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해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소비자 체감물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달에는 생산성이 회복돼 일평균 계란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가공식품 원료육(돼지고기)과 제과·제빵용 계란가공품에 대해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미발생 지역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허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태국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는 한편 병아리 입식(사들여 키움) 확대, 종계 생산주령 연장 등 국내산 닭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적극 추진한다.
또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정부할인지원 예산(총액 2천280억원)을 활용해 여름 휴가철, 추석 등 농축산물 구매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시장, 슈퍼마켓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달까지는 현재의 공급 안정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름철을 앞두고 기상재해 등 위험 요인별 관리를 강화해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