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 '한라산 정상 탐방, 유명 빵과 과자, 해수욕장 파라솔 대여권, 호텔 라운지 식사권, 놀이동산 이용권, 게임 수강권, 야구 유니폼, 축구장 입장권, 실탄사격 체험권…'
도입 3년째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변신은 무죄다.
농수산물 일색이었던 기부 답례품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기호에 맞춘 체험형 관광상품과 선호 물품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답례품을 앞다퉈 선보이며 젊은 층의 고향 사랑 기부를 손짓하고 있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총 34개의 답례품을 내놨다.
여러 답례품 중 연간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주는 '탐나는 제주 패스'는 관광지 무료·할인 입장 혜택으로 눈길을 끈다.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한라산 정상 탐방을 우선 예약할 기회도 주어진다.
한라산 진달래밭∼백록담, 삼각봉∼백록담 구간을 탐방하려면 예약해야 하며 하루 탐방 인원은 성판악 1천명, 관음사 500명으로 제한된 데 따른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초기 문화·공연시설인 광주 예술의전당 객석에 기부자의 이름을 새기는 '네이밍 도네이션'으로 주목받은 광주시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답례품을 대폭 보강했다.
전국구 인기 프로야구 구단인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이 대표적이다.
또 광주 북구는 인기 게임인 'LOL'의 전략과 실전 팁을 1세대 프로게이머에게 배울 수 있는 강의권을 답례품으로 내놨고, 동구는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인 광주극장 관람권을 선보였다.
대구시는 프로축구 인기에 발맞춰 대구FC 경기 입장권, 대구FC 굿즈 등을 답례품으로 내놨고,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을 증정하는 한시적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 역시 프로축구 K리그1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전북 현대의 인기를 반영해 '전북현대 축구 경기 입장권'을 답례품으로 내놓았다.
강원도는 20∼30세대의 기부를 독려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30대 기부자가 가장 많고, 20대 참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정남미 그룹의 구황작물빵, 더루트컴퍼니의 강릉 감자칩, 지강의 강릉샌드 등 강릉의 개성과 트렌드를 담은 인기 상품들을 추가했다.
여기에 고액 기부자를 위해 5성급인 씨마크호텔 숙박권과 스카이베이호텔 라운지 식사 이용권도 답례품으로 등록했다.
삼척시는 여름 휴가철을 정조준했다.
올여름 선보인 답례품은 장호항의 '카누·스노클링 체험권'과 삼척해수욕장에서 파라솔, 돗자리, 접이식 의자 등을 대여할 수 있는 '피크닉 키키 대여 세트' 등이다.
이 밖에 경기 용인시는 '에버랜드 입장권'을, 충북도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입장권 할인'을, 경남 창원시는 '마산로봇랜드 입장권'과 '국제사격장 실탄사격 체험권'을 각각 답례품으로 선보이며 젊은 세대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전북 임실군은 지난달 10만원 이상 기부자를 대상으로 '답례품 후기 이벤트'를 열어 헬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 상품권을 추가로 증정해 젊은 층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기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연간 2천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기부자에게는 기부 금액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이 제공되며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 10만원 초과분은 16.5%의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임실군 관계자는 "기부금을 활용한 지역의 좋은 정책에 동참하려는 청년들의 고향사랑 기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그들의 취향에 맞춰 톡톡 튀는 답례품을 발굴하고 있다"면서 "지역의 고유한 매력과 특색을 잘 담아낸 답례품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