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파손’소동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LG전자가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의 검찰의 기소 이후 세탁기 파손 당시 녹화된 동영상을 전격 공개하자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인 ‘삼성 투모로우’에 올린 글에서 LG전자가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검찰이 고의 파손 혐의를 인정해 이미 법원에 기소한 사안인 만큼 LG전자가 자의적으로 편집한 동영상을 올렸다고 해서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등 대응을 자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의 동영상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명백하게 왜곡하고 있어 그와 관련한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삼성은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통상적 과정이라는 LG전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매장에 진열된 제품은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해외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세계 어느 가전회사에서도 하지 않는 행위고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또, “LG전자는 현장 CCTV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장면 바로 뒤에 세탁기 파손 장면을 클로즈업해 조 사장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파손 현장을 프로모터들도 보고 있던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전체 영상을 보면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장면과 조 사장이 세탁기를 파손하는 장면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있다”고 꼬집었다.
제품을 파손하고도 말없이 현장을 떠난 행위도 지적했다.
경쟁사 제품을 파손하고도 매장 직원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벗어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지만 LG전자는 오히려 별것 아닌 일을 뒤늦게 문제 삼는다는 것.
삼성은 “영상에서 조 사장은 세탁기 문을 연 채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 힘껏 누르고 있다”고 밝히며 “체중 80kg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여러 차례 누르는 행위는 ‘통상적 테스트’의 범위를 넘어서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