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장인수 부회장과 함께 오비맥주를 이끌어온 '옛 진로 출신' 핵심 인사들이 대거 퇴사하며 외국계 출신 인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국 주류 기업의 정체성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요직을 담당하고 있었던 전 진로 출신인 한태원·임은빈·장철순 전무가 지난달 1일부로 퇴사했다. 이들은 명예퇴직의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한 전무는 장 부회장과 함께 구(舊) 진로에서 오비맥주로 이동한 이후 막강한 영업력을 보여왔던 인물로 지난해 말 서울권역본부장에서 특수영업본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곳에서 미미한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한 전무는 1년 만에 퇴사했으며 지난해 한 전무의 뒤를 이어 서울권역본부장을 맡았던 임은빈 전무 역시 올해 11월1일부로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까지 사장직을 맡아왔던 장 부회장은 같은해 11월부로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경영일선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난 상태다.
오비맥주를 중심에서 이끌어온 인물들이 대거 퇴사한 데 이어 이날은 영업과 유통을 담당해왔던 지점장급 인력 십여명이 퇴사했다.
또 최근 사내 주요 업무를 담당해 온 일부 팀장급 인력들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회사 출신 임원 영입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BAT코리아와 마이크로소프트, 하이네켄 코리아 등에서 근무했던 모상필 전무를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모두 AB인베브(모회사) 출신 외국인 대표이사 체제가 확립된 이후 1년 만에 진행된 인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한국지사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이 내놓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늘의 오비맥주를 키운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오비맥주의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다“면서 ”프레이레 사장의 취임 이후 오비맥주는 기존에 판매하던 버드와이저, 벡스, 산토리 등에 더해 공격적으로 수입라인을 강화한 것이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