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수제맥주전문점 ‘데블스도어’를 오픈한데 이어 다음 달 12일 경기도 파주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웃렛에 30평 규모의 주류 백화점 '와인앤모어' 1호점을 연다. 3월에는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 2호점도 열 예정이다.
이는 ‘술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삼성가 故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철칙에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 회장의 행보가 더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매장을 통해 이런 와인과 전통주 판매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지난해 8월 전통주 전문매장인 ‘우리술방’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최소 100가지 이상의 지역 전통주를 들여놓을 계획”이라며 “앞으로 와인앤모어에서 와인뿐 아니라 다양한 주류를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으로 정 부회장이 다시 골목상권에 진출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은 신세계L&B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류사업의 몸집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맥아 및 맥주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며 공식적으로 맥주사업에 발을 들였다. 신세계의 주류사업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신세계L&B도 “앞으로 2~3년 내로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뒤 주류백화점 매장을 늘린다는 입장이다.
신세계L&B는 회사를 설립한 지 5년 만에 매출 345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91%인 314억 원 가량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내부거래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출점 규제와 불황이라는 그늘로 어려운 시기”라면서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주류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