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놓고 대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신라·신세계·한화·동화면세점·참존화장품·하나투어컨소시엄 등이 '인천국제공항3기 면세사업권 입찰 의향서'를 29일 제출했다.
이 중 신세계와 한화가 박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백화점과 워커힐, 모두투어 등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세계면세점의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연간 임대료인 500억원보다 140억원가량 더 많은 금액을 써내는 등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갤러리아듀티프리를 운영하는 한화의 김승연 회장은 작년 2월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통해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낸 직후 경영 복귀가 맞물려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화는 최근 한화갤러리아 매각 소문이 나온 만큼 이번 입찰전은 갤러리아 생존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입찰에 참가한 기업이 30일 오후까지 사업 제안서와 가격을 내면 인천공항은 다음 달 최종 사업자를 확정하게 되는데, 이 업체들 중 대기업은 최소 3곳, 중소 중견기업 중 4곳이 사업권을 따게 된다.
공사 측은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과 탑승동 면세구역 1만7394㎡ 78개 매장을 12개 구역으로 나눴다. 8개 구역은 대기업에, 나머지 4개 구역은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한다.
8개 대기업 구역은 중복 입찰이 허용되지만, 중소·중견기업 구역은 복수 입찰이 되지 않는 만큼 총 4개 업체가 선정된다. 사업보고서(60%)와 가격제안서(40%)에 근거해 입찰 가액, 매출·재무건전성, 면세점 운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 새롭게 선정된 사업자는 오는 9월부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에 목을 매는 이유는 세계 1위 공항 입점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진출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지난해 매출의 30%가 임차료로 나간 데다 3기 임차료는 여기에 15%가 더 오를 것으로 알려져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