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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진수 칼럼> '데이 마케팅' 유감

봄이 오면서 자연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이 추운 겨울에 움추렸던 사람들의 일상생활에도 봄은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게 된다. 그간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침체했던 경기가 3월을 맞아 기지개를 켜는 그 첫 신호탄이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이다.

3월3일은 ‘삼겹살데이’, 3월 7일은 ‘삼치·참치데이’,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 등이 3월에 들어서면서 시중의 마케팅을 선도하고 있다. 비록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는 소비계층이고 대기업의 유통업에서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첫‘ 단초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삼겹살데이’는 지난 2003년도 어느 지방의 축협에서 3월 3일은 3이 두 번 겹쳐 있다고 해서 삼겹살을 먹는 날로 정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 계기가 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또한 ‘삼치·참치 데이’는 3월7일이 삼치발음과 비슷하다 해 지난 2006년 해양수산부와 한국원양어업협회가 참치소비확대를 위해 지정한 날이다. 3월14일 화이트데이는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때  선물을 받은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는 날이다.  

발렌타인데이는 로마시대 발렌타인 주교가 황제의 금지령을 어기면서 젊은이들의 결혼식을 집전했다고 해서 순교하게 되는데 이를 기념해서 젊은이들이 사랑을 맹세하는 날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 일본은 전국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에서 매상증진과 재고정리를 위해 ‘발렌타인데이’를 상술로 이용해 기념하게 돼 2월14일은 여성이 남성에게, 3월14일은 ‘화이트데이’로 남성이 여성에게 선물하는 날로 만든 것이 ‘데이 마케팅’의 효시가 된 셈이다. 

‘데이 마케팅’은 역사적인 기념일이든 아무 의미가 없는 기념일이든 간에 기념일을 전후로 해 해당상품이 매장에서 대량으로 판매되고 평소보다 3배에서 10배 가까이 판매율이 신장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삼겹살데이’에는 중국에서 황사가 불어와 돼지고기를 먹으면 먼지가 체외로 배출된다는 말도 있어 황사철을 맞아 더욱 큰 폭의 소비가 예상이 되기도 한다.

한편 이러한 ‘데이 마케팅’에 대해 고운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참치의 경우는 수거한 참치통조림 샘플에서 수은이 권고치의 배 이상 검출됐다며 식약처의 안전가이드라인이 보다 엄격해야 한다고 시민단체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나 환경연합 등에서는 산모나 어린이들에게 수은 중독이 우려된다면서 참치의 소비도 좋지만 국민건강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삼치·참치데이’에 반대캠페인을 전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아울러‘데이 마케팅’이 젊은이들의 과소비를 부추기는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고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데이 마케팅’ 고객들은 대부분 젊은이들로 전통시장은 찾지 않고 대기업의 유통업만 살찌운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경우에도 남들이 기념하는 행사를 하는 수 없이 하게 돼 솔로들은 빼빼로데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를 3대 악마의 날로 부른다고 한다. 일본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4월부터 학기가 시작되므로 2·3월은 한가해 축제의 기분으로 기념한다고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3월에 학기가 시작돼 시기가 맞지 않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제조업이나 유통업이나 모두가 소비가 부진하여 출혈 경쟁을 하게 되고 마케팅전략을 세워 판매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그 판매기법 중에 하나가 ‘데이 마케팅’전략이 아닌가 생각된다. ‘데이 마케팅’이 때로는 경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사회에 부작용을 발생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이를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관련기관과 협회를 통해 순기능은 더하게 하고 역기능은 줄이는 방향으로 행정지도를 해야 한다. 특히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눈감아 줄 것이 아니라 엄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사회 안녕과 국민건강에 해악을 끼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관련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법령이 정하는 기준을 지켜서 소비자의 피해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의 경우에도 특정 기념일에 아무런 의미도 느끼지 못하면서 덩달아 소비대열에 끼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절제된 가운데 자기 분수를 지키면서 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면 될 것이다.

아무튼 올해의 ‘데이 마케팅’은 우리 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귀중한 계기가 되고 과잉소비로 인한 사회부작용은 최소화되는 기념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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