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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진수 칼럼> 국정농단의 한 축 한식재단

최순실, 차은택의 국정 농단의 실상이 고구마줄기에 딸려나오는 뿌리처럼 하나씩 계속 불거지고 있다. 이번엔 한식재단이다.

 

최순실, 차은택 앞에는 농림축산식품부나 한식재단이 고양이 앞에 쥐처럼 꼼짝없이 처분을 기다리는 꼴이다. 한식재단의 이사장 공모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후보자 모두가 자격이 없다고 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청와대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소위 문화융성위원회는 대통령 측근인사나 차은택과 친분이 있는 자들이 위원으로 구성된 대통령 자문기구이다. 이들 대부분을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에 공헌한 사람들이자, 보은의 대상자로 보면 될 것이다.

 

한식재단 이사장은 취임 후 주변에 ‘차은택 감독이 날더러 문화체육부장관 자리를 보장했다’란 말을 흘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취임하자마자 개최한 한식문화관 개관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함으로서 누가 봐도 공모과정에 청와대 입김이 있었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식재단이 추진하기로 했던 프랑스 에콜 페랑디 사업을 최순실의 미르재단이 가로채 가도 피해자인 한식재단은 노코멘트다. 한식재단 이사장은 오히려 한식문화를 알리는 미르재단이 대신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본인은 이사장 선임과정의 부당성이나 자신의 사업과 연계한 불미스러운 사실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일부러 있지도 않은 사실들을 지어낼 리가 만무하다. 우리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비단 한식재단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의사결정의 잘못된 구조와 비정상적인 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장이나 정부 내의 개방직을 선임하기 위해 구성된 위원들이 청와대나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진 않는지 다시 한 번 짚어 볼 일이다. 기관장이나 담당국장이 청와대의 지침을 받았을 때 누가 이를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

 

대통령 역시 선거캠프에서 수고한 사람들을 모른다고 할 수 있겠는가. 선거로 인한 각종 폐단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청와대는 보은 대상자를 내락해 비밀리에 관련 부처에 전달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후보자는 들러리로 전락하게 된다.

 

청와대나 실세라고 하는 사람덕분에 공공기관장이나 요직을 차지했다면, 이 또한 청와대나 실세의 요구를 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이 선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면 정치체제를 바꿀 수 있고 대통령의 권한을 한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청와대에는 대통령 측근이나 선거캠프에 있는 사람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청와대는 각 부처의 우수 공무원으로 채우고 특히, 주요 인사는 이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공무원 집단은 사회 어느 집단보다 순수하고 양심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필요하다면, 인사특별기구를 만들어 각 분야별 인재의 인력은행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인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 영역에서 오랜 경험과 지식을 쌓아 다듬어질 때 드디어 국가 동량으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번 한식재단의 의혹사건은 신문기사로 그쳐서는 안 되며, 검찰 등에서 관련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기구를 설치해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정부나 공공기관에 자격이 있는 우수한 인재가 등용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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