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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진수 칼럼> 방치되는 가정간편식

젊은 세대가 많이 소비하는 가정간편식의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으나 정부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간편식으로 인한 국민건강이 우려된다.


가정간편식이란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가볍게 끓여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영어로는 Home Meal Replacement(HMR)라고 하며 집에서 식사 준비가 어려워진 가정을 위해 ‘팔기 위해 만든 식사’를 부르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소풍, 야유회 등의 야외활동 때에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생산, 소비되므로 간편식이란 말이  적합하다 하겠다.


국내 간편식 시장규모는 2009년 7100억 원이었던 것이 2014년에는 1조 746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간편식은 즉석섭취식품(1조 1609억 원)이 즉석조리식품(5851억 원)보다 소비량이 많으며 어디서든지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 중심으로 다양화된 식단이 개발되고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간편식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70%가 30~40대 연령층이다.


이 같은 간편식의 성장원인은 빠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주 5일 근무로 인한 야외 활동 증가, 집에서의 식생활 간소화 등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가 전체적인 불황에 빠진 가운데 간편식 시장만 급성장세를 지속하자 2015년부터 대형 마트에서도 간편식 전용 브랜드(PB) 제품을 출시하는 등 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간편식의 소비가 급증하고 소비자의 건강을 해치는 문제가 우려되자 의외로 식품의 안전을 담당하는 식약처가 아닌 농촌경제연구원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채롭다.


간편식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간편식 산업과 관련된 별도 법령이나 정책은 없고 일반 가공식품 법령으로 간편식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들어보면 간편식을 가공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타민이 대부분 파괴되기 때문에 영양적인 측면이 부실하고 밖에서 외식하는 것보다 저렴하지만 건강의 문제와 부실한 내용물을 지적하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간편함 때문에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으나 식품업체들은 영양과 신선도를 높인 고품질 제품 개발에 더욱더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간편식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관련정책을 참고할 만 하다고 본다. 미국은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우려되는 위생과 안전 문제점들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고, 영국은 비만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제품개발 과정부터 비만과 관련된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영국의 경우 간편식 제품의 영양 정보를 표시할 때 칼로리, 지방, 포화 지방, 설탕, 소금 등을 일일 섭취 권장량 기준에 따라 초록색(낮음), 노란색(적정수준), 빨간색(높음)으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생활에 분주한 젊은 세대들과 아이들이 많이 소비하는 간편식임을 감안하여 미국이나 영국처럼 간편식에 대한 별도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비록 일반식품에 준하여 간편식도 제조하면 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급성장하는 간편식 판매추세에  부응하여 국민들의 간편식 안전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식약처는 기존의 식품에 대한 안전을 유지하는 정책추진도 중요하지만 시대에 따라 등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식품에 대한 안전대책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차제에 식약처 산하에 특수법인으로 식품안전을 연구 개발하는 가칭 ‘식품안전연구원’  전담기구를 두어야 한다. 공무원조직이 아닌 특수법인조직의 식품전문 인력을 배치하여 업무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식품안전에 관한 연구 개발을 전담시켜야 한다.


정부는 식품안전 중요성의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실제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어야 하며 이번에 드러난 간편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적극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나아가 급증하는 간편식의 안전한 생산을 지원하고 소비자의 안전도 동시에 고려하는 간편식 대책이 하루속히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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