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6 (금)

  • 구름많음동두천 31.8℃
  • 구름조금강릉 31.3℃
  • 구름많음서울 33.5℃
  • 구름조금대전 33.9℃
  • 구름조금대구 33.0℃
  • 구름조금울산 30.3℃
  • 구름많음광주 31.5℃
  • 구름많음부산 32.9℃
  • 흐림고창 26.0℃
  • 구름많음제주 31.4℃
  • 구름조금강화 31.2℃
  • 구름많음보은 31.6℃
  • 구름조금금산 33.9℃
  • 구름많음강진군 32.6℃
  • 구름많음경주시 32.7℃
  • 흐림거제 31.3℃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경제

세월호 참사, '총체적 부실'이 부른 인재

윤명희 "해양사고 증가 선박검사 합격률은 99.98%"
선박 검사 고작 13분...'겉핥기식' 검사 실태 드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여객선의 운항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선박의 안전점검 체계에도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최근 공개한 국내 선박안전관리 대행업체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와 목포해경이 여객선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했는데 2시간 40분 만에 12척의 점검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3분꼴로 배 1척을 점검한 셈이다.


여객선 월례점검표에는 선체, 구명, 소방설비 등 12개 항목과 비상훈련 이행 여부 등 세부 항목까지 합치면 점검대상만 32개가 있지만 모두 '특이점 없음'으로 결론내렸다. 당시 점검인원은 해수부 담당 사무관과 목포해경 해사안전과장 등 4명에 불과했다.


해양사고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해양사고로 1266명이 생명을 잃거나 다쳤지만 ‘면허취소’된 선원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입히고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해양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2013년 해양사고로 희생된 사람은 모두 1266명으로 316명이 목숨을 잃고 326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도 624명에 달했다.


이 기간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에 재결(법원의 재판에 해당)된 해양사고는 1404건으로 82.1%가 선원의 ‘운항과실’이었다. 해양사고 10건 중 8건이 선원의 실수라는 얘기다.


운항과실 중에선 경계소홀이 46.4%로 가장 많았고 항행법규위반 11.5%, 조선 부적절 5.7%, 선내작업안전수칙 미준수 5.0% 순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급격한 변침은 조선 부적절에 의한 운항과실에 속한다고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설명했다.


선원의 과실로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 수준이 매우 낮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해양사고로 징계를 받은 면허 소지 선원은 1030명으로 이중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선원은 1명도 없다. 업무정지가 589건(57%)로 가장 많고 견책이 441건(43%)로 뒤를 이었다.


매년 수백명씩 해양사고로 희생되지만 재결로 심판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즉 사고 건수 대비 징계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9~2013년 징계를 받은 면허 소지 선원 1030명은 이 기간 발생한 총 해양사고 3770건의 27.3%에 불과했다. 또 희생자 1266명 중 재결로 공식 집계된 사람은 77명(6%)에 그쳤다.



선박 검사 관련 법령과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국내법이 국제 기준에 맞지 않아 선박 검사 관련법령을 매년 수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로 인해 검사원조차 관련 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서 부실 검사 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보공개센터는 "허술한 안전관리 시스템이 세월호 참사를 불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치권에서 '수박 겉핥기식' 선박 검사의 문제점들을 지적해왔지만 당국은 요지부동이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은 지난해 10월 선박안전기술공단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박 취급불량 및 결함으로 해양사고가 늘고 있는데 최근 5년 평균 합격률이 99.99%로 사실상 100%의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양사고의 원인별 사고비율은 '취급불량 및 결함'으로 인한 사고 비율이 지난 2011년도 6.8%에서 2012년도 12.1%로 작년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공단에서 실시하는 선박검사 항목을 보면 선체와 기관에 대한 검사는 물론 소방 설비, 전기설비 등 선박에 대한 전 방위적 검사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체, 기관설비 결함, 화기취급불량, 전선노후, 전선단락 등에 의한 이유로 발생하는 사고가 최근 5년간 151건에 달했다.
 

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선박검사 부적절의 사유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4명에 달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안일한 검사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윤명희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허술한 선박안전관리공다의 선박안전점검 기준표를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현재까지도 개정이 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선급과 한국선박안전관리공단은 선박검사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안일하게 검사를 추진했다는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해양사고의 원인을 분석해 이를 선박검사에 적용할 수 있는 보다 강화된 안전관리 검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2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