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롯데 '원 리더' 체제를 구축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19일 롯데그룹은 9월초까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을 하겠다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개최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며 롯데 그룹의 단일 리더 체제를 공식화했다.
신동빈 회장은 20일 밝은표정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해 ‘주총 결과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알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지만 ‘국정감사에 출석할 것이냐’, ‘아들을 한국 국적으로 바꿀 계획이 있느냐’ 등의 질문은 답변하지 않았다.
반면 주총에서 패한 신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18일 귀국한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롯데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호텔 34층에서 조용히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뿐 아니라 편의점 세븐일레븐, 패스트푸드체인 롯데리아 등의 계열사들도 기업공개를 진행한다. 롯데 계열사 중 자산규모가 3000억~5000억원이 넘는 주요 회사들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등의 롯데 계열사들도 조금씩 시간 차이가 있겠지만, 언젠가 모두 상장 등 기업공개 과정을 거쳐 경영 투명성을 갖출 예정"이라며 "이것이 신동빈 회장의 기본 경영 철학"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장 준비에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그 전에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는 비상장 계열사들은 의무적으로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만간 공식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 TF에는 경영학 교수 등 외부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