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종교는 다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정신적 역할을 해야 한다. 종교나 종교인이라고 해서 다 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종교나 종교인 가운데서 그래도 인류를 위하여 의미 있는 좋은 역할을 하는 종교가 있으며 도덕적이고 헌신하신 종교인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인류사회에 해를 끼치는 종교나 종교인도 없진 않다. 그렇지만 종교나 종교인들은 대체로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가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향년 88세이다. 가톨릭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럴 추기경이 “오늘 아침 7시 35분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성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의 생애는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하셨다”고 교황의 선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게 복음의 가치에 따라 충실함, 용기, 그리고 보편적인 사랑으로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라고 가르치셨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14~18일 한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달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소식에도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교황은 ‘평화의 사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재임 시절 60개국을 방문했다. 참으로 종교지도자로서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믿는다.
세계불교계에서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법왕이 많은 활동과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계에는 달라이 라마 법왕을 흉내 내는 분들이 더러 있다. 아무리 허명(虛名)의 높은 감투를 쓴다고 해서, 종교적 권위와 위엄이 있는 것이 아니다.
5월 5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4월 26일(토) 오후 7:00~9:30 연등행렬이 흥인지문(동대문)~종로~조계사로 이어진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심은 인류의 무명(無明)을 밝혀주기 위해서였다. 무명(無明)은 어리석음, 어둠, 막힘, 미혹(迷惑), 치(癡), 암(闇), 장(障), 미(迷), 우치(愚癡), 무지(無知), 무지(無智) 또는 무현(無顯)이라고도 한다.
이들 중 미혹(迷惑)은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또는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인데, 불교에서의 정의에 따르면 미(迷)는 사(事)와 이(理)에서 잘못이 있는 것을 말하고, 혹(惑)은 사(事)와 이(理)에 밝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이것은 바로 근심과 연결된다. 미혹하기 때문에 근심걱정을 하게 된다.
싯다르타는 룸비니 동산의 보리수 아래에서 태어나,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오른손으로는 하늘을, 왼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三界皆苦我當安之)’라고 하였다. 불교에서 삼계(三界)는 부처의 지위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 거주하는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를 통칭하는 말이다. 삼계는 십법계(十法界)·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등과 함께 불교의 세계관 또는 우주론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이 삼계에 사는 것은 일체가 다 고(苦)이므로 내가 고통을 편안하게 해결해 주겠다는 상징적 선언이다. 그 고통은 바른 근심 걱정을 말한다. 걱정은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감정을 의미하며, 불안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다. 비슷한 말로 심려(心慮), 염려(念慮), 근심 등이 있다.
걱정은 생물학적으로 어떠한 위험이 개체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각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문제해결과정에서 발현하는 감정 상태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근심 걱정은 안정이 되지 않는 심리적인 상태나 감정을 의미하는 것이 크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어떤 고승(高僧)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일조무우(一朝無憂)’란 글씨를 써서 사람들에게 주면서 경각심(警覺心)을 갖도록 한다. ”하루 아침에 근심을 해결했다“는 의미인데, 수도하여 깨달음을 얻으면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도를 이룬다는 것은 삼계의 고(苦)인 근심 걱정을 벗어나서 해탈 열반에 이르렀음을 뜻하는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고 연등을 밝히는 것은 어둠이라는 무명의 고통을 밝게 하고 아기 부처님 정수리에 물을 붓는 의식은 근심 걱정을 씻어 내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구나 근심 걱정을 없애려면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비우면서 조용히 삶을 관조하면서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바쁜 일상이지만, 부처님 오신 날만이라도 연등을 밝히면서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마음에 새겨 보자!